해외활동비 스스로 삭감한 울산북구의회
해외활동비 스스로 삭감한 울산북구의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1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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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제185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있었던 일이지만, 울산북구의회(의장 이주언)가 새해 당초예산안에서 의원들의 해외활동비를 자발적으로 삭감했다는 소식이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그런 용기가 참으로 가상하고 결의의 배경과 명분 또한 가슴에 와 닿는다. 집행부(북구)의 살림형편이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점에 의원들이 해외활동비라도 얼마간 줄인다면 긴축재정 운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의원단 전체를 움직였을 것이다.

이진복 북구의회 예결특위 위원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심의 결과 보고를 통해 가장 먼저 의원들의 해외활동비 즉 ‘공무국외출장 경비’와 ‘선진지 견학 차량임차료’, ‘의원 공무국외출장 수행 및 시책개발 여비’를 일부나마 삭감 처리했다고 밝혔다. 삭감된 예산 규모는 당초예산안에 반영된 약 4천만원의 26%인 1천80만원이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주변에서 그 정도 삭감 규모를 가지고 웬 자랑이냐고 핀잔주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허약한 자치구에서는 그 정도도 적지 않은 것이고, 상징적 의미는 더 클 것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삭감 내역은 그 선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북구의회는 퇴직자 배우자에게 주는 감사패 비용, 집행부의 해외 선진지 벤치마킹 경비, 직원 하계휴양소 임차비용, 조직공동체 소통워크숍 비용, 구청사 전기요금 예산, 꽃도시 조성에 관련된 콘테스트 비용, 초화 및 파종용 종자 구입비도 전액 또는 일부 삭감했다. 여기서 퇴직자 ‘배우자에게 주는 감사패 비용’ DSM 시민단체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보여 눈길이 더 간다.

이번의 결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주언 북구의회 의장의 말을 잠시 들어보자. “북구는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인구와 세수가 늘고 있지만 지방재정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북구의회도 집행부의 긴축재정 의지에 적극 공감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는 뜻으로 자발적으로 삭감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에는 집행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차례일 것이다. 이 의장은 예산은 꼭 필요한 곳에 집행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북구에 당부했다.

북구의회의 결정을 두고 다른 구·군 의회는 물론 울산시의회도 놀라워할지 모른다. 해외활동비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집행부의 긴축재정을 돕는 모습을 두고 나무랄 시민들은 없을 것이다. 좋은 제도나 결정을 흔쾌히 수용하는 자세도 지방자치 발전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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