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민대학 시범운영에 부쳐
열린시민대학 시범운영에 부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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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가 내년도 당초 예산을 심의하면서 해당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시범 운영 성과를 본 뒤 추경예산 반영 여부를 결정하자고 했던 ‘열린시민대학’ 위탁 운영 예산이 예결위에서 부활했다.

예정돼 있는 시범 운영 결과와 상관 없이 민선 7기 울산시의 공약인 ‘열린시민대학’이 내년에는 본격 운영된다는 의미다.

송철호 시장은 6·13 지방선거 당시 ‘울산형 열린시립대학’을 설립해 부족한 대학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실제로 UNIST와 울산대학교, 울산과학대, 춘해보건대가 전부인 울산에서 ‘울산형 열린시립대학’ 설립을 추진한다는 건 분명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송 시장이 당선된 이후 ‘울산형 열린대학 설립 추진기획단’까지 꾸린 시는 초기에는 세계적 혁신대학인 ‘미네르바 스쿨’이나 ‘에콜42’, ‘싱귤래리티대학’ 등을 모델로 추진했다.

그 때문에 ‘울산형 열린 시립대학’에서 ‘시립’이라는 단어는 빠지게 됐고, 송철호 시장은 지난 4월 미국 순방을 통해 이들 3개 혁신대학 현장을 찾아 벤치마킹까지 펼쳤다.

그런데 송 시장의 미국순방 이후에는 시가 유치 추진 중인 KINGS(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울산캠퍼스에 울산형 열린대학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잠시 이뤄졌었다. 대학 운영 주체에 대해 고민하던 시가 설립 추진 중인 KINGS 울산캠퍼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하지만 그건 결국 하나의 설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시는 초기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세계적인 혁신대학을 모델로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는 ‘에콜42’ 방식을 주요 모델로 삼았는데 에콜42는 교수 없이 학생들이 실제 기업 현장에 발생하는 기술과제를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강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교수가 없고, 교과서도 없으며 학비도 내지 않는다. 학위는 없으나 학생들이 상호 평가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는 임진혁 울산발전연구원장이 지난해 11월 POSTEC 교수 시절 가장 적합한 모델로 시에 제안했던 안이다.

이에 따라 열린시민대학은 역량중심으로 교수와 학비, 학위가 없는 3무(無) 교육을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 단계별 온라인 강의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지식을 응용·심화해 역량을 키워나가게 된다. 또 교과과정 개발·운영에 지역 대학교·연구소·기업 등이 참여함으로써 기존 온라인 교육과 차별화를 시켰다. 특히 지역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나 개발 중인 프로그램을 오프라인 심화학습에 프로젝트로 연계해 일반인·학생·기업 재직자 등 수강생이 팀을 이뤄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울산형 특화모델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주요 교과는 △4차 산업혁명 △지역 신성장산업 △문화 콘텐츠 △교양·평생교육 등 4개 분야이고, 지역 여건을 반영한 울산형 교과와 콘텐츠로 구성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데이터 과학’ 분야에서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는데 주력키로 해 주목된다.

최근 플랫폼 비즈니스 등으로 뜨고 있는 데이터 과학은 울산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로 관련 교육기관이 생기게 됐다는데 일단은 환영할 만하다. 시도 데이터 과학 분야에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해 지역 산업계 곳곳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전문가 양성을 통해 청년 취업과 관련해 혁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남은 건 얼마나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느냐의 문제만 남은 셈. 우여곡절을 겪었던 열린시민대학인 만큼 제대로 된 운영을 통해 지역 산업계에 보탬이 되는 인재를 많이 양성하길 바란다. 앞서 오는 23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9주간 실시하는 시범운영에서 시의회 예결위가 예산을 부활한 것은 잘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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