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란 작가, 6번째 개인전 ‘THE WORK 블랙오션’
【인터뷰】 박성란 작가, 6번째 개인전 ‘THE WORK 블랙오션’
  • 김보은
  • 승인 2019.12.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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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식물 두가지 이질적 이미지 엮어내”울산 중구 문화의 거리 아트스페이스 그루내달 10일까지 오전 11시~오후 7시 관람
박성란 작가가 11일 자신의 여섯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스페이스 그루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성란 작가가 11일 자신의 여섯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스페이스 그루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계와 식물 두 가지 이질적인 이미지를 엮어내는 작업을 해왔어요. 이번에는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일이 말할 수 없는 충돌들을 작업으로 풀어냈습니다. 말보다 그림으로 느꼈던 바를 전하고 싶었죠.”

6번째 개인전 ‘THE WORK 블랙오션’을 열고 있는 박성란 작가는 11일 이같이 자신의 전시를 소개했다.

전시의 주제인 ‘블랙오션’은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담긴 그의 언어다. ‘블루오션’, ‘레드오션’에서 차용한 의미로 그는 ‘콘테(소묘용 연필의 일종)’로 작업하는 자신을 검정색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고철이 꽃이고 꽃이 고철인 것. 콘테로 작업한 그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흐드러지게 펴있는 꽃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각종 버려진 건축자재들이 흐릿하게 본모습을 감추고 있다.

이 같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그는 작품 하나당 6개월의 공을 들였다.

콘테는 쓱쓱 그려내면 끝이 아니다. 지문이 다 닳을 정도로 수십번 손으로 문질러야 비로소 형태가 잡힌다. 이후엔 콘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다른 미술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롯이 손으로 밀어내 종이 안에 완전히 스며들게끔 한다.

주로 100호 크기의 대작을 작업하기 때문에 온 손가락이 성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는 “고통이 있었기에 더 작품에 애착이 간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개인전이 앞선 전시와 다른 점은 작가 자신에서 좀 더 바깥, 즉 사회적 이슈에 눈을 돌렸다는 점이다.

박성란 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스페이스 그루 내부 모습.
박성란 작가의 여섯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스페이스 그루 내부 모습.

 

“재개발 현장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아파트는 뚝딱 지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 안에 수많은 사고, 주변과의 마찰 등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더 많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 가지게 됐어요.”

그는 재건축, 재개발을 콘센트로 정한 뒤 울산의 각종 재개발 현장을 찾아다니며 사진 자료를 모았고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여러 사진을 조합하고 새로운 형태로 구성해 작품에 옮겼고 콘테 외에도 건축 재료인 ‘콜타르’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작업을 시도했다.

그는 “작가는 시대를 읽을 줄 알고 지역과 호흡해야 한다. 4년 만에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방법적인 면에 고민을 컸는데 스스로 뿌듯할 정도로 작업이 만족스러웠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무한 생산과 소비, 현대인의 욕망을 조합한 결과물을 많은 관람객들이 즐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성란 작가는 울산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6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또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신라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등을 수상했고 현재 울산국제목판화비엔날레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중구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그루에서 진행된다. 전시 관람 가능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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