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수사’ 의혹, 남구청장 재판, 지방의원 잡음… 울산총선 악재에 민주당 ‘좌불안석’
‘하명수사’ 의혹, 남구청장 재판, 지방의원 잡음… 울산총선 악재에 민주당 ‘좌불안석’
  • 정재환
  • 승인 2019.12.1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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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당 독점 폐해 견제’ 여론 확산… “총선필승 위한 특단의 대책 필요”

내년 총선에서 울산지역 승리를 목표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 잇따른 악재가 쌓이면서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싹쓸이한 ‘지방 권력’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자신하던 민주당은 최근 ‘1당 독점 폐해를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사건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더불어민주당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이 조국 민정수석실 연루 가능성까지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권력형 비리’라는 대형 악재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 역시 진위 여부에 따라 울산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총선마다 인물난에 허덕였던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영문 관세청장, 송병기 경제부시장, 허언욱 전 행정부시장, 김광수 서강대 교수 등 경쟁력 있는 외부인사들을 울산 지역구마다 출마시켜 경선 또는 단수추천 등 공천경쟁을 펼치며 총선 분위기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지게 됐다.

당장 이번 사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송병기 경제부시장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송 부시장은 울산 남구갑 지역구 출마를 위해 이달 말께 옷을 벗을 계획이었지만, 검찰 수사 여부에 따라 출마를 못 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관세청장과 ‘조국 키즈’인 김 교수 등은 물론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인물들도 당장 나서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야당의 주장처럼 청와대가 지방권력 교체를 위해 사정기관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이 추후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다면 내년 총선의 승부처인 울산 민심에 역풍이 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진규 남구청장의 항소심 결과도 민주당에는 큰 부담이다. 빠르면 이달 말께 나올 항소심 판결 결과에서 1심과 같은 형량이 유지된다면 대법원 확정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울산 민심이 흔들린 차에 또 다른 악재를 만나면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내년 선거를 치뤄야 한다.

게다가 내년 3월 이전에 대법원 확정판결로 재선거가 열리게 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 못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수가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울산시의회와 각 기초의회에서 의원들의 잡음과 일탈도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원 구성을 둘러싼 불협화음과 의정비 인상 논란, 베낀 해외연수 보고서 제출 등으로 여론의 역풍을 받았고, 공무원에게 소위 ‘갑질’을 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폭행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 같은 민주당의 잡음과 일탈이 1당 독점의 폐해 때문이라는 시각이 크다.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인사들이 민주당 깃발 아래 지방선거를 통해 대거 의회로 진출했지만 서서히 그 인물들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는 인식이다.

민주당은 이들의 일탈이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바로 내칠 수도 없고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업고 이번 총선에서는 반드시 울산 지역구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총선을 4개월여 앞둔 현시점에서는 돌아가는 상황이 선거 판세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총선 필승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울산시당은 지난 9일 검찰 공정수사 촉구 울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야당의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공세에 적극적 대응하는 한편 소속 시의원 및 지방의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집단속을 하는 등 총선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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