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의 의료산책] 공황장애, 그 원인과 치료법
[성주원의 의료산책] 공황장애, 그 원인과 치료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1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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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우울증, 공황장애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현아가 지난달 28일, 본인의 SNS를 통해 우울증, 공황장애, 미주신경성실신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해 화제가 되었고, 이달 초 신곡을 발표한 가수 강다니엘도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M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웹툰 작가 기안84도 운전 중 답답함을 호소하며 약을 입 안에 털어넣는 모습이 방영될 정도로 공황장애는 더 이상 생소한 질환명이 아니다. 공황장애(恐慌障碍, panic disorder)는 심한 불안발작과 이에 따른 다양한 신체증상들이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불안장애(anxiety disorder)의 한 종류다.

먼저 공황발작(恐慌發作, panic attack)과 공황장애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공황발작은 급변한 사태에 놀랍고 두려워 어찌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30분~1시간의 짧은 시간 동안 손 떨림,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숨이 가쁜 느낌 등의 격렬한 신체반응과 이로 인한 공포감이 나타난다. 이때의 공포감은 ‘이러다 죽을 것 같은, 미쳐버릴 것 같은, 정신줄을 놔버릴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은 매우 많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전체 성인인구의 약 30%가 한 번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한다. 공황발작은 대개 한두 번 일어날 뿐 반복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해서 ‘나도 공황장애’라고 섣불리 판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이 발작이 특별한 스트레스나 신체적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공황장애라고 진단할 수 있다.

많은 공황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공황장애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심장이나 다른 신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오해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거나 다양한 검사들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경우가 많다.

공황장애의 증상이 워낙 심한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심리적 원인으로 생각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제때에 제대로 된 치료나 도움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황장애의 진단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만, 자가진단을 통해 공황장애가 의심되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아래의 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 보기를 추천한다.

△숨쉬기가 힘들고 호흡이 가빠지는 느낌이 든다.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손발이 떨리고 땀이 여기저기 많이 난다. △어지럽고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흉통(胸痛, 가슴통증)을 강하게 느낀다. △속이 울렁거리고 메스껍다. △열감이나 오한이 느껴진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듯한 두려움이 생긴다. △이대로 있으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누군가가 내 목을 조이는 것처럼 느껴지고 질식할 것 같다. △마비감이나 손발이 찌릿찌릿한 느낌 등의 신체감각 이상이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에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있고, 두 가지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물치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중독이 되지 않는 약이며 비교적 안전한 약이다. 하지만, 급성기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일종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중독성과 내성, 금단현상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레 짧은 시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연예인들도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에 관해 언급을 한다. 그룹 신화 출신 김동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본인이 원해서 혹은 빠른 해결을 위해서 약물을 권유하는 일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 또한 “향정신성 약물은 결코 비상구가 아니다. 선택이 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향정신성의약품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항상 달고 다니는 현대인들에게 공황장애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약물치료에만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심리상담 등을 통한 인지행동치료를 적절하게 병행하는 것이 좋고, 한의학적으로 자율신경계 흥분을 조절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치료법 또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적절한 휴식이다.

성주원 한의사·경희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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