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끄자 생산 볼모잡는 현대차노조
와이파이 끄자 생산 볼모잡는 현대차노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1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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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조립 시간에 와이파이(Wi-fi)로 인터넷 동영상 시청의 편의를 누려오던 현대차노조가 최근 회사 측의 ‘와이파이 사용 차단’에 맞서 ‘주말특근 거부’로 응수할 모양이다. 현대차는 9일부터 식사시간과 휴게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 중에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노조는 노사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항의집회를 벌이다가 이번 주말에는 예정된 특근마저 거부하겠다며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또 ‘현장도발-현장탄압’ ‘양재동 본사의 감사지적’을 이유삼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회사 안팎에서는 노조의 태도에 비판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금지된 행동을 버젓이 해왔으니 당연히 지적대상이라는 여론도 비등해져 간다.

와이파이가 생산현장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11년 노조가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요구하면서부터인 것으로 안다. 회사는 ‘근무 모럴’은 준수하지 않겠나 하는 믿음으로 노조의 그런 요구를 수용했을 것이고, 최근의 사태를 예상했다면 애당초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동차를 조립하는 와중에 스마트폰 동영상을 시청하면 품질불량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은 누구든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회사도 그런 이유로 와이파이 사용을 근무시간만큼은 막아야겠다고 작심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울산의 대표적 인터넷카페 등에서는 현대차노조를 대놓고 비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근무시간 중 동영상 시청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것이고, 와이파이 때문에 생산까지 거부하는 태도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국내 모 기업은 근무지 입구에서부터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산라인의 보안 유출을 막고 근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휴대전화 소지까지 금지하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을지는 몰라도 제품 조립 시간에 스마트폰 탐색에 빠져드는 모습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얼마 전 하부영 노조지부장이 한 말이 있다. 기존 현대차 노조의 노동운동이 사회적 고립을 자초했다는 고백이다. 근무 중 와이파이 사용을 금지한다고 생산에 차질을 생기게 하겠다는 노조의 결정이 사회적 고립을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조합원의 이익과 편의만 앞세우는 모습이 과연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노조는 한번쯤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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