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싸게 팝니다” 육아부모 수백명 인터넷 사기
“분유 싸게 팝니다” 육아부모 수백명 인터넷 사기
  • 남소희
  • 승인 2019.12.09 22: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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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SNS서 거래유도 후 잠적
울주군 거주 30대 초반 여성 추정
경찰 “사건 접수, 다음주 출석요구”
최근 인터넷 맘카페와 SNS 등에서 특정인이 분유와 아기용품을 판매한다며 거래를 유도한 뒤 돈을 받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수백명을 속인 ‘분유사기 사건’이 발생해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전국에서도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속출했고 울산 거주 30대 중반 여성으로 추정되는 가해자 A씨의 신상정보는 물론 배우자와 아이 얼굴까지 공개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유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가 늘고 있는데다 일명 ‘신상털기’로 A씨의 유출된 개인정보가 악용되는 2차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어 일각에선 시급한 사건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을 분유와 기저귀 판매 대행업자라고 소개하고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거래를 유도한 뒤 돈만 받고 잠적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했다.

처음 몇 번은 정상적으로 거래를 진행하다 갑자기 잠적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돈만 받고 연락이 두절되는 등 피해자들의 사례도 다양하다.

사기 피해 정보공유 어플에 A씨가 거래에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니 피해 건수만 203건으로 집계됐다.

A씨가 거래에 사용하던 번호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사기 피해를 공유하기 위해 개설한 SNS 채팅방에는 이날 현재 350여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 건수와 금액은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점차 늘고 있다.

피해자 김모씨는 “지난 10월 분유 12캔을 구매요청하고 한 달이 넘도록 입고지연을 핑계로 물건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며 “지난 5일 연락이 두절됐고 번호가 해지됐다. 아기분유를 천원이라도 싸게 하겠다고 인터넷 뒤져가면서 열심히 사는 아기 엄마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기 때문에 꼭 잡아서 처벌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에는 변호사도 포함됐고 이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모아 A씨를 형사고소 하겠다는 계획이다.

변호사 김모씨는 “25만원을 송금했지만, 물건을 받지 못했다. 피해자 중에는 150만원을 입금하고 물건을 못 받아봤다는 사람도 있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아이 엄마고 피해 금액을 변제받길 바라고 있고 큰 처벌을 원하는 사람은 없어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분유 사기로 울산지역 경찰서에서 2건, 지방청으로 열댓 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며 “A씨에게 출석요구 통보를 했다. 다음 주께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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