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최초 김 전 시장 비위 내용을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로 확인된 송병기(57) 경제부시장은 박맹우 국회의원이 울산시 건설교통국장으로 있던 2000년 처음 울산 공무원으로 발탁돼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송 부시장은 서울시 교통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 있다가 임기제 6급 주무관으로 울산시에 입성한 뒤,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박 의원이 시장으로 있던 2003년 교통기획과장으로, 2008년 교통건설국장(개방형 직위)으로 영전했다.
김 전 시장이 취임(2014년 7월) 이후인 2015년 7월까지 교통건설국장으로 있다가 퇴임했다. 이후 같은 해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2년간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을 지냈다.
야인이 된 송 부시장은 곧장 송철호 현 시장 출마를 돕는 모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송 시장 선거 캠프가 지난해 2월 본격 출범하자 송 부시장은 정책팀장을 맡아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민선 7기 시장 인수위원회에서 총괄 간사를 맡은 뒤, 송 시장 취임 후인 지난해 8월에는 경제부시장(1급)으로 취임했다.
이로써 송 부시장은 심완구, 박맹우, 김기현, 송철호 등 4명의 시장 밑에서 일하게 됐다. 광역시 승격 이후 첫 지방정권이 교체되는 격랑 속에서도 그는 오를 수 있는 최고 자리에 오르면서 처세 능력을 보였다.
다만 3급으로 퇴직한 인사가 1급 부시장으로 발탁된 점, 당시 송 부시장 부임을 앞두고 경제부시장직이 개방형직에서 별정직으로 바뀐 점 등을 놓고 잡음이 나왔다.
당시 기획재정부 고위 간부 출신의 경제부시장을 대신해 송 부시장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놓고 '울산시와 기재부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경제부시장이 관할하는 시청 내 조직이 기존 3개 국에서 5개 국으로 늘어나는 등 송 부시장은 명실상부한 울산시 2인자 위치를 공고히 했다.
송 시장과 송 부시장의 막강한 권한과 위상을 빗대 '송송 커플'이 울산시를 움직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송 부시장에 대한 주위 평가는 다양하다.
우선 20년 가까이 울산시 교통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KTX울산역 유치, 지능형 교통체계(ITS) 도입, 공업탑·태화·신복로터리 신호체계 개선, 옥동∼농소 도로 개설, 구영리∼혁신도시 도로 개설 등에서 성과를 냈다는 호평이 있다.
그러나 다소 파격적인 발탁 인사에 대한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오히려 경제부시장 권한을 늘리는 등 '불통 이미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때 자신이 보필했던 시장 측근의 비위를 제보한 뒤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참고인 진술까지 했던 모습에서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