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하명수사 의혹’진실공방으로 확대
‘靑 하명수사 의혹’진실공방으로 확대
  • 이상길
  • 승인 2019.12.0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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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 긴급 해명 회견

-송 “총리실 행정관과 김 전 시장 측근비리 일반화된 얘기 나눴을뿐 선거관련 無”

-회견 이전 언론들과의 인터뷰 내용

“정부에서 요구해 여러 동향 알려줬다” “靑행정관의 여론 동향 물음에 알려줘”

-청와대 브리핑 “SNS 통해 제보 받아” “첩보 제보자 동의땐 최초 문건 공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제보 경위와 이첩 결과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태준 기자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제보 경위와 이첩 결과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태준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의 최초 제보자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목되면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목된 송 부시장이 5일 긴급 해명 회견을 갖고 “당시 총리실 행정관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비리에 대해 일반화된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고, 선거를 염두에 둔 것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송 부시장의 발언이 수시로 달라지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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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부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 제보 과정을 비롯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송 부시장은 “시점과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7년 하반기쯤으로 기억되며 당시 총리실에 근무하던 청와대 A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다 울산시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김기현 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얘기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얘기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또 “김 전 시장 비리 측근 사건은 2016년부터 건설업자가 수차례 울산시청과 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이라며 “언론을 통해 시민 대부분에 알려진 사건이고 일반화된 내용으로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와대 A 행정관과는 2014년 하반기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이후 가끔 친구와 만난 적 있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한 두번 하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저의 이번 행위에 대해 추호의 후회도 없다. 그 어떤 악의적인 여론 왜곡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며 “다만 왜곡된 여론 때문에 불안해하는 공무원 가족과 시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송 부시장은 2분여에 걸친 입장문을 발표한 뒤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송 부시장의 이날 회견내용은 이전 발언들과 다소 차이가 나 진실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송 부시장은 지난 4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동향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날 회견에서 밝힌 전화 통화 중 이야기했다는 입장과는 분명 다르다. 또 같은 YTN과의 인터뷰에서도 “청와대 행정관한테는 여론 전달 형태로 현재 사회 돌아가는 동향들을 요청하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알려주고 그랬다”고 밝혔다.

자신이 먼저 청와대에 자료를 전달한 것은 아니고 행정관이 현재 돌아가는 동향들을 물어보면 여론 전달 형태로 종종 알려주곤 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청와대가 밝힌 브리핑 내용도 송 부시장 주장과는 딴판이어서 검찰 수사 과정 등에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청와대는 전날 김 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촉발한 첩보가 어떻게 접수됐는지 경위 등에 대해 브리핑했다.

브리핑 핵심은 제보자한테 SNS 제보를 받았다는 취지다.

송 부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전화 통화를 하다가 알려줬다거나, 동향들을 요구해서 알려줬다는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정부 부처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돼 근무하던 행정관은 2017년 10월 스마트폰 SNS 메시지를 통해 김 전 시장의 의혹 등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이를 요약·편집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행정관 말에 의하면 두 분(행정관과 제보자) 다 공직자로,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캠핑장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관과 송 부시장이 캠핑장에서 만났다는 설명 역시 송 부시장이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는 주장과는 차이가 난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날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를 제보한 인물을 청와대가 언론에 미리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다는 일각의 비난에 대해 "언론이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제보자가 누구인지 본인의 동의 없이는 밝혀선 안된다”며 “만일 밝혔다면 불법이 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해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첩보 제보자(송병기)가 동의한다면 최초 제보 내용과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정리 문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해 진실공방에 군불을 지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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