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부시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송병기 부시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0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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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수사 의혹’이 현 정국을 정치먼지로 뒤덮다시피 하고 있다. ‘혹시나’ 했는데 그 언저리에는 울산시 고위공무원도 발을 담그고 있어 놀랍다.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다. 송 부시장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한국당 후보였던 김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첩보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맨 먼저 제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송 부시장이 5일 시청 프레스센터에 모습을 보인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는 ‘시장선거’를 염두에 둔 행위가 아니었다고 강한 어조로 주장했다. ‘양심을 걸고 단연코’라는 수식어까지 구사했다. “시중에 떠도는 일반화된 이야기를 전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을 낙선시킬 의도가 없었다는 ‘결백’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송 부시장이 6·13 당시 민주당 송철호 후보(현 울산시장) 캠프에서 큰 역할을 맡았고, 그 이후 경제부시장으로 전격 발탁됐기에 더 그런 느낌이다. 어쨌거나 반사이익을 노려 ‘판 키우기’에 주력하는 정치세력이 엄연히 존재하고 그 세력은 이미 진격작전을 개시했다. 지난해 선거에 후보로 나왔다가 하나같이 낙마한 직전 단체장들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무효→재선거 실시’를 요구한 것도 그런 작전의 하나일 것이다. 5일에는 한국당 차원에서 송 시장, 송 부시장까지 포함한 10명을 무더기로 고발하는 사태로 번졌다. 이들에게는 직권남용, 선거법위반 혐의의 올가미가 씌워졌다.

그러기에 송 부시장은 말을 극도로 아끼려 할 것이다. 그가 5일 기자회견이 끝나는 즉시 질문도 안 받고 자리를 뜬 것은 그래서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어느 하나 가벼운 것이 없지 싶다.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과 몇 마디 말이 어긋나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진위(眞僞)를 가리는 열쇠는 지금 검찰의 손에 쥐어져 있다. 검찰에게는 ‘절제되고 엄정한’ 수사로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 국민의 궁금증도 풀어주고 신뢰도 되찾을 책임이 있다. 마찬가지로 송 부시장 역시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할 책임이 있다. 책임지는 행동만이 ‘또 다른 선의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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