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의 기적
4분의 기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0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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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행사장이나 등산길에서 펼쳐지는 응급처치 교육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이 그냥 지나친다는 점이다. 심정지 환자를 직접 본 일이 없거나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심정지 현상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 누구에게 발생할지 모른다. 지하철이나 학교, 동사무소 같은 곳에 심장충격기(AED)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심정지로 쓰러진 50대 남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교육현장에서도 이런 교육이 일반화되고 있다. 요즘 학교나 교회, 아파트, 지하철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AED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이 응급장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정지 응급 1단계에서는 ‘4분의 골든타임’ 안에 응급조치를 해야 뇌조직 손상 없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길에서 심정지로 쓰러졌을 때 차분하고 신속하게 응급조치로 살려낼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두려움이나 거부감, 인식부족으로 당황해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상생활 속의 심정지 발생 빈도는 약 70% 정도라고 한다. 또 1년에 3만명 정도가 심정지로 쓰러지만 살릴 수 있는 확률은 4.5%밖에 안 된다고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심정지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미세먼지가 혈액 속에 들어오면 그대로 쌓이면서 혈관을 막기 때문이라는 것. 심정지에도 전조증상이 있다. 극심한 가슴압박감, 흉통, 식은땀이 그것이다. 목 뒷덜미에 전기가 흐르듯 찌릿하면서 식은땀이 나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상태가 약 2~3분 이어지기도 한다. 이때는 빨리 병원으로 가서 CT나 MRI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다가 심정지 현상이 재발하면 목숨을 잃을 확률이 95%나 된다고 한다.

심정지 발생 확률이 이처럼 높다고 하는데 가족 중에 누군가가 심정지 상태에 빠지면 당황하지 않고 4분 안에 심폐소생술로 가족을 살려낼 수 있겠는가? 119 응급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겠는가? 이런 때는 절대 당황하지 말고 응급조치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단계별 요령을 저마다 익혀 두기로 하자.

1) 환자의 양쪽 어깨를 두드려 깨우되 의식이 없고 심장이 뛰지 않으면 2) 주변의 누군가를 지명해서 119에 신고하도록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심장충격기를 가져오라고 요청한 다음 3) 가슴 압박을 실시한다. 4) 심장충격기가 도착하면 패드를 붙이고 전원을 켜면서 심장충격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살려내는 데는 사전교육이 필수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싶다면 소방서나 대한적십자사, 응급처치 교육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내가 남을 살릴 수 있을 때 남도 나를 살려낼 수 있는 법이다. ‘4분의 골든타임’을 항상 머릿속에 간직하고 그 방법을 익히고 단련한다면 꺼져가는 생명을 언제든지 살릴 수 있다.



이영철 울산북부소방서 119시민산악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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