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쉼터’로 거듭나는 지역 금융기관들
‘시민 쉼터’로 거듭나는 지역 금융기관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2.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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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도로변에 자리잡은 울산지역 금융기관 지점들이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다짐으로 세밑에 훈훈한 뉴스의 물꼬를 텄다. 울산시민들이 지점의 공간을 ‘한파 쉼터’와 ‘무더위 쉼터’, ‘미세먼지 쉼터’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2일 울산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 착한 사업에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도 같이 손을 내밀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협약서에 서명한 금융기관은 우체국과 경남은행, 부산은행, 농협중앙회, 기업은행 그리고 새마을금고와 신협이었다. 울산시는 제2금융권의 동참이 ‘전국 최초’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번 협약으로 울산지역의 쉼터는 309곳이 더 늘어났고, 모두 합친 숫자는 934곳을 기록하게 됐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울산시는 이번에 새로 이름을 올린 쉼터 309곳 중에서도 공기청정기가 있는 금융기관은 ‘미세먼지 쉼터’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겨울 ‘한파 쉼터’의 운영 기간은 12월 15일에서 내년 1월 30일까지 한 달 반이고, 이번에 처음 선보이게 된 ‘미세먼지 쉼터’의 운영 기간은 내년 3월 말까지다. 한파·미세먼지 쉼터로 지정된 금융기관 지점의 출입구에는 ‘OO쉼터’라는 표지판이 내걸린다. 지금까지는 노인복지시설이나 관공서시설 625곳이 ‘무더위 쉼터’ 겸 ‘한파 쉼터’ 노릇을 해왔으나 노인 회원이 아니면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미세먼지 쉼터’는 한 곳도 없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금융기관 지점들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귀찮고 선뜻 내키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흔쾌히 협약서에 서명한 것은 감동이고 칭찬 받을 일이다.

어찌 보면 모든 시민은 잠재적인 고객들이고, 그러기에 그 정도의 배려는 영업적 관점에서라도 애써 감당할 일일 수는 있다. 하지만 뒤치다꺼리란 언제나 성가신 일이다. 그러므로 이용하는 시민들도 늘 감사하는 마음, 예의를 지키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차제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왕 쉼터로 문을 열어젖힌 마당이니 시민들에게 화장실도 기꺼이 개방하는 호의를 베풀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2002 월드컵’ 때의 일로 기억되지만, 울산에서는 시민단체 차원의 ‘주유소 화장실 개방 캠페인’이 활발하게 펼쳐졌고, 그 운동에 SK계열 주유소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한 사실이 있었다. 이러한 대시민 봉사정신은 지금 이 시점에 되살리더라도 매우 값지고 소중한 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쉼터이기를 자원한 울산지역 금융기관 지점들의 ‘시민 사랑’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내친김에 ‘화장실 개방 캠페인’에 대한 공감대도 한마음으로 형성해 나간다면 더없이 감동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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