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念願) / 김무교
염원(念願) / 김무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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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돌 하나 돌 두개
쌓고 또 쌓으니
어느새
나의 염원이 비친다

돌탑은 예로부터 액(厄)을 막고 복을 불러들인다고 여기는 마을의 신앙 대상물이었습니다.

또한 돌탑은 돌이 지닌 영구불변성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종교 원리를 이용한 믿음에 기대어 소망을 쌓고 돌의 무게로 눌러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일종의 행위일 것입니다.
누구나 산길을 걷다 돌탑 하나 쌓은 경험이 있겠죠.

그냥 쌓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간직한 바라는 바를 생각하며 정성껏 올려놓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우리는 소중한 자신과 아끼는 사람을 위하여 돌탑을 만듭니다.

김윤현 시인의 2018년 계간 『시하늘 봄호』에 발표된 ‘돌탑1’이라는 시를 보면 ‘돌이 될지 탑이 될지는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우리도 저 돌에 염원(念願)을 다할지 아닐지는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요?
누구에게는 하찮은 돌이 누구에게는 소원이 담긴 돌탑이 될지는 얼마나 심중(心中)의 바램을 담느냐가 되겠죠. 

김윤현 시인의 ‘돌탑1’을 소개해드리니, 각자의 돌탑을 어떻게 쌓을지 그림을 그려보세요. 

돌탑1 / 김윤현 / 버려진 돌을 모았을 뿐인데 / 탑이 되었다 / 흔들리는 마음을 내려놓는 이름이 탑인지 // 정성껏 쌓은 일이 / 그대로 꿈이었으므로 / 합장 끝에 응답이 없어도 괜찮았다 //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세상일이듯 / 탑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으므로 / 돌아오는 것 또한 기대하지 않았다 // 돌 하나 더 얹어 놓는 일 / 또한 마음속 돌 하나 덜어내는 것이리라 여기니 /발에 차이는 돌도 죄다 경전이고 싶다 // 돌이 될지 탑이 될지는 마음에 달려 있는 것 / 어디 있어도 돌 하나가 곧 탑이라 여기니 / 뭐 굳이 쌓지 않아도 괜찮겠다 싶다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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