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천강 하천정비 명목 ‘골재 채취’ 의혹
울산, 동천강 하천정비 명목 ‘골재 채취’ 의혹
  • 성봉석
  • 승인 2019.11.27 2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단체 “정상 하천 바닥에서 2~3m 깊이로 모래 파내” 지적市 “높이 측량해 준설물량 정해 태풍 영향 일부 차이 있을 수도”
27일 찾은 울산시 북구 동천강 삼일교와 시례잠수교 일대에 ‘동천지방하천 하상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준설 작업으로 파낸 모래가 쌓여있다. 최지원 기자
27일 찾은 울산시 북구 동천강 삼일교와 시례잠수교 일대에 ‘동천지방하천 하상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준설 작업으로 파낸 모래가 쌓여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시 북구 동천강 일대에 ‘하천 정비’를 명목으로 ‘골재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찾은 북구 동천강 삼일교와 시례잠수교 일대. 이 곳 하천에는 파낸 모래가 2~3m 높이로 쌓여 있었고, 일부 하천 부지는 기존 하천 부지에 비해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은 하천 정비가 목적이지만 골재 채취에 대한 의혹과 함께 하천 하류의 과도한 굴착으로 상류에서 세굴(파랑이나 하천 흐름에 의해 바닥이 침식되는 현상)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상적인 높이로 보이는 하천 바닥에서 약 2~3m 깊이로 모래를 파내고 있다”며 “현장을 보면 지금 벌이고 있는 공사는 누가 봐도 하천 정비가 목적이 아니라 골재 채취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높아진 부분을 평평한 바닥 높이로 걷어 내거나 평탄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 중장비가 하고 있는 작업은 정상적인 높이인 평탄한 하천 바닥에서 2~3m 깊이까지 모래를 파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류에서 강바닥을 너무 깊게 파내니까 상류 보 아래로 물 흐름이 빨라져서 세굴 현상이 일어난다. 바닥의 모래자갈층이 다 파여 나갔다”며 “보 아래 기초도 드러나고, 강가의 축대도 기초가 유실돼 허물어졌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현상은 홍수나 태풍 등 큰물이 나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강 바닥이 깊어질수록 그 차이는 어마어마해진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하천 바닥이 너무 낮아지면 인근 농경지의 지하수가 다 빠져버려서 가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인간의 관점으로 공사를 하기에 철새 등 서식지 파괴로 종 다양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에 따르면 이곳 일대는 2016년 태풍 ‘차바’로 하천에 쌓인 퇴적토를 준설해 범람 등 재해를 예방하고자 ‘동천지방하천 하상정비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은 2017년 11월부터 본격 시행됐으며, 지난 3월 1차 사업으로 12억여원을 투입해 내황교에서 삼일교 일대 구간 21만8천㎡의 준설이 완료됐다.

현재는 2차 사업으로 12억여원을 들여 삼일교에서 시례잠수교까지 준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환경운동연합 지적에 대해 규정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업 시 하천 측량을 해서 어느 정도 준설을 할지 판단해서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며 “측량할 때 하상 높이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준설 물량도 정해서 측량 양만큼만 덜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를 올해 초에 했는데 올해 태풍과 비가 많이 오면서 일부가 쓸려나갔다”며 “조금 늘어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과도하게 준설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과거에는 골재 채취 업자들이 파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공업체를 선정해서 하기 때문에 골재 채취가 이뤄질 수 없다”며 “사업이 끝나기 전에 하상 작업이 잘됐는지 확인하며, 움푹 파인 부분이 있거나 하면 준공처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성봉석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