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前시장 “靑 공권력으로 민심 강탈”
김기현 前시장 “靑 공권력으로 민심 강탈”
  • 정재환
  • 승인 2019.11.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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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방선거 ‘조국 개입’ 의혹제기

-“文대통령·조국, 현 시장과 막역”

- 당시 수사 ‘총선출마’ 황운하가 지휘

- 김기현 “공수처 만들면 이렇게 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27일 자신이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낙선했던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4면

김 전 시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회견문에서 청와대가 당시 자신이 연루된 비위 첩보를 경찰에 넘긴 정황을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점을 거론, “청와대가 공권력을 동원해 민심을 강도질한 전대미문의 악랄한 권력형 범죄를 자행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김 전 시장의 재선을 막으려고 ‘표적수사’를 벌였으며, 수사의 단서가 된 첩보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때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김 전 시장은 “게임을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직무를 위임받은 심판이 한쪽 편을 들어 선수로 뛰면서 게임을 편파적으로 진행하는 파렴치한 행위는 불공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겠다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 전 시장은 “분명히 황운하 씨 뒤에 든든한 배경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황 청장의 ‘든든한 배경’으로 조 전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목했다. 자신을 누르고 당선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울산 남구을)에 나섰을 때 조 전 장관은 후원회장을 맡았고, 유세 현장에서 토크 콘서트도 열었다.

이 선거에선 당시 현역 의원이던 문 대통령도 ‘바보 노무현보다 백배 더한 바보 송철호’라는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송 후보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고 김 전 시장은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 조 전 수석, 송 시장 등 3인은 막역한 사이로, 송 시장이 그동안 선거에서 8차례 낙선한 후 작년 지방선거 때 9번째 도전이었다”며 “이들이 ‘송 후보를 어떻게든 당선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루었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했다.

이 시점에 경무관으로서 계급정년을 앞둔 황 청장이 2017년 문재인 정권 출범으로 ‘막차’를 타고 치안감으로 승진했고, 울산청장으로 부임해 ‘공적’을 세우려고 자신을 겨냥한 수사에 나섰다는 게 김 전 시장의 추론이다.

김 전 시장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희대의 선거사기 행각을 벌인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면서 “황운하 씨와 담당 경찰관은 민간인 신분이 아니라 수사권이라는 독점적 공권력을 위임받은 공직자이므로 그 죄질이 훨씬 더 무겁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권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조 전 장관 같은 여권 고위인사의 죄는 덮어버리고, 저 같은 야권 인사에게는 없는 죄도 덮어씌우려는 음흉한 계략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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