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본부세관은 대외무역법 위반 등 혐의로 부산 수산물 수입업체 대표 A(43)씨와 중국 현지 수산물 수출업자인 한국인 B(59)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수산물 수입업체 대표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두달간 4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7억4천만원 상당 품질 좋은 갈치를 수입한다는 내용의 수입 물품 서류를 국내 한 은행에 제출해 수입신용장을 개설한 뒤 갈치 인수를 거부하는 수법으로 은행에 피해를 준 혐의다.

세관 조사 결과 A씨는 경영악화로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평소 거래하던 중국의 수산물 수출업자인 B씨와 짜고 은행 돈을 중국으로 빼돌린 후 나눠 갖기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수입을 요청하면 B씨는 사료용으로나 사용할만한 질 낮은 냉동 갈치를 박스에 채운 뒤 그 윗단에만 품질 좋은 갈치를 얹어 포장한 뒤 한국으로 수출했다.

갈치를 받은 A씨는 미리 짠 각본대로 B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갈치 인수를 거부했다.

A씨는 거래 은행에 사기 피해를 주장하려고 B씨에게 갈치 품질에 항의하는 거짓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자료도 제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은행 측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갈치 대금 7억4천만원을 B씨에게 대신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수입신용장 제도는 거래 은행이 수입자를 대신해 수출자에게 수입대금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세관은 ‘수입 신용장 추상성의 원칙’에 따라 수입 물품 서류만 제대로 갖춰지면 은행이 수입대금을 대신 결제해줄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무역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국내 은행 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자금세탁까지 한 무역 전문가들의 범죄라고 세관은 설명했다.

김종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