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를 향하는 우리 사회의 관심
복지사각지대를 향하는 우리 사회의 관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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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내려가면서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사회적 무관심 속에 일가족이 세상을 등지는 일이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지난 8월 16일에는 경기도 의왕시에서 일가족 4명이 빚 걱정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버렸고, 7월 31일에는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모자가 숨진 지 2개월 만에 숨진 상태로 발견된 일이 있었다.

이 같은 비극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행정기관의 예방적 조치들이 잇따라 관심을 모은다. 그런 사례의 하나가 울산 중구 복산1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산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26일 오전에 펼친 ‘혹한기 복지사각지대 발굴 홍보 캠페인’이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주세요”라는 구호가 내걸린 이날 캠페인은 소외이웃에 대한 관심과 위기가구에 대한 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같은 날 중구 학성동 행정복지센터와 약사중학교(중구 약사동)는 이 학교 교무실에서 위기청소년에 대한 공동사례관리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느 위기학생과 그 가족이 어려운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자는 취지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것은 학성동에 있는 이 학교 학생의 가정이 ‘부자가정’에서 탈락된 데다 할아버지마저 병세가 나빠져 학업중단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었다.

울산 중구 관내 두 사례는 똑같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복지사각지대의 위기가정을 찾아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때마침 이날 강원도가 내놓은 ‘겨울철 복지사각지대 집중 발굴·지원 시책’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강원도는 우선 내년 2월까지 18개 시·군과 손잡고 전기·수도·가스가 끊기거나 전기료·각종보험료를 체납한 집은 없는지, 금융거래에서 연체하는 가정은 없는지에 대한 조사부터 하기로 했다. 특징은 이 조사를 ‘취약계층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한다는 점이다. 강원도는 동시에 읍면동 복지전담팀은 물론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지역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서 위기가구를 찾아내 지원할 방침이다.

위기가구 발굴에는 또 다른 대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야쿠르트아줌마, 가스검침원, 아파트관리인, 우체부, 일선경찰관과 같은 ‘접점인력’을 활용하면 복지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다질 수 있다. ‘의왕시 일가족 사망’ 사건이 불거진 직후 ‘경기도형 긴급복지 사업’을 꺼내 들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을 귀담아들어도 좋을 것 같다. 그는 이런 말로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을 당부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인 나라에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실태조사, 시스템 구축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공무원들의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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