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가 올해 임금요구안을 회사 측에 위임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이다. 지난해 말 울산 태성공업 노조는 2차례 민노총 탈퇴를 조합원 투표에 부쳤으나 찬성이 3분의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사측이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노조가 이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없어서 강성 노조에 의존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태성공업 전체 근로자는 1백여 명에 불과하지만 인천지하철 노조는 2천여 명, 현대중공업 근로자는 2만 6천여 명이다. 결국 민주노총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대규모 사업장은 독자노선을 추구하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소규모 영세업장은 강성노조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이 또한 노조의 서글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사측에게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대신 ‘양보교섭’을 제공하는 노조는 위기극복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고 태성공업 노조 같이 소규모 단위는 현실과 동 떨어지는 행동을 거듭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소규모 노조가 구성돼 있는 사업장에서는 사측이 고용보장을 먼저 선언하면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풀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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