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요 증가에 발맞춰 해설사의 숫자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울산시 소속 해설사 숫자는 11월 25일 기준 청년해설사 4명을 합쳐 82명(여 62, 남 20)을 헤아린다. 초창기(2001년)의 거의 3배 수준이다. 이들은 대왕암공원과 서생포왜성 등 문화관광지 14곳을 차례로 돌면서 관광객들에게 울산을 알리는 민간사절 노릇을 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근무여건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고, 받아가는 수당은 한에 차지 않는다. 해설사들에 따르면, 관광안내소마다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는 있으나 설치한 지 오래돼 흡족한 수준은 못 된다. 더욱이 순환근무 탓에 시티투어 근무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유류비가 따로 지원되지는 않는다. 하는 일은 비교도 안 되지만 수당은 박물관 도슨트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해설사들이 ‘재능을 도매금으로 기부하면서 자존심 하나로 버틴다’고 해서 지나친 말은 아니지 싶다.
예를 들어보자. 11월~2월의 ‘동절기’에는 반구대암각화, 천전리각석, 치산서원, 서생포왜성, 울산왜성, 박상진 생가 등 6곳에서 화~일요일 사이 매일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에 근무해야 하지만 근무여건이 썩 좋지는 못해 추위에 떠는 일도 적지 않다. 이럴 때는 자부심 대신 사명감 하나로 버텨야 하고, 사기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은 숫제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런 가운데 울산시가 25일 오전 롯데호텔 울산에서 ‘문화관광 해설서비스 역량 향상 발표회’를 가진 것은 그런 대로 의미가 있었다는 게 사후평가다. 근무지 주제별 발표, 관광객 응대 토론, 특강도 있었지만 문화관광 해설 공로자 5명에 대한 울산시장 표창과 오찬 순서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기 진작 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울산시 관계자는 국비보조사업인 탓에 정부 운영지침을 따르다 보니 수당 지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주유비는 엄두 밖이라고 해명한다. 14곳 중 이동거리가 먼 6곳은 하루 일당 5만원에 5천원이 추가지급 되지만 이것도 명목이 다르다는 것. 어쨌건 울산시가 ‘관광 울산’에 명운을 건다면 ‘정부 운영지침’에만 기댈 게 아니라는 창의적 지원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민간외교사절 격인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에 주목한다면 그들의 예우에 대한 시각도 달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미 아르바이트생 수준을 넘어선 ‘전문 직업인’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