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문학 동아리,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초청 강연
울산 문학 동아리,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초청 강연
  • 김보은
  • 승인 2019.11.2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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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시대 ‘디카시’ 경쟁력 있어”
지난 23일 울주옹기종기도서관에서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가 '디카시의 미래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3일 울주옹기종기도서관에서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가 '디카시의 미래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인 미디어 시대 혹은 SNS 시대가 도래한 지금 ‘디카시’는 세계적 보편성을 지녔습니다. 2016년부턴 한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되고 있어 문학 한류로의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지난 23일 울주옹기종기도서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는 이같이 디카시의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디카시’란 디지털 카메라와 시(詩)의 합성어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형상을 찍어 5줄 이하의 문자와 함께 표현하는 새로운 시의 장르다.

이상옥 대표는 2004년 ‘디카시’라는 신조어를 처음 사용한 뒤 디카시집, 문예지, 이론서 등을 발간하고 디카시 문화콘텐츠 연구회를 운영하는 등 디카시 문예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1989년 월간 ‘시문학’으로 시인에 등단했고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와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를 역임했다.

문학동아리 시의 향기의 ‘디카시 생각전’ 모임 행사에 초청된 이상옥 대표는 이날 ‘디카시의 비전’을 주제로 ‘디카시’란 무엇이며 어떤 미래비전을 갖고 있는 지 강연했다.

그에 따르면 ‘노모포비아(Nomophobia)’,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스마트폰과 밀접한 시대가 되자 글쓰기도 단순한 문자의 형태에서 벗어나 찍고 쓰는 멀티언어의 형태로 변화했다.

이 바람을 타고 순간의 예술인 시 역시 ‘극서정시’, ‘디카시’라는 두 가지 관점의 운동이 일어났다.

극서정시 운동은 기존 시의 문법을 지키면서도 스마트 환경에 적응해 짧은 시를 추구하는 것이다. 극서정시 운동에 앞장서는 시인 중 한명으로 울산의 정일근 시인을 이 대표는 꼽았다.

반면 디카시 운동은 영상과 문자로 순간의 느낌을 포착하는 것이다. 각각의 영상과 문자가 독립적이지 않고 하나로 결합해야 비로소 작품이 된다는 측면에서 기존 시에 어울리는 사진작품을 엮는 ‘포토 포엠’과 구별된다.

그는 “오해할 수 있지만 디카시는 ‘시’가 아닌 ‘문자’와 ‘영상’으로 소통하는 멀티언어의 예술”이라며 “SNS 환경에서 디카시 만큼 경쟁력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카시는 문학 한류의 붐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016년부터 디카시가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등 해외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중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로 2회째 공모전을 열었고 시카고에는 디카시 연구회가 생겼다. 인도네시아인에서 현지인과 교민이 참가하는 공모전이 개최돼 400여편이 출품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외로 생각보다 빠르게 디카시가 확산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한류 붐이 일어나고 있는 베트남 메콩대학에 초청받아 강의하게 됐다. 동남아권에도 본격적으로 디카시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문학동아리 시의 향기는 강연뿐만 아니라 박종연 음악사랑회장의 공연, 이시향·박해경·박동환·김이삭·성환희·조영남 시인의 신작사인회 등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또 오는 30일까지 울주옹기종기도서관에서 디카시 2차 전시회를 이어간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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