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의회, 공공실버주택 축소 추진‘질타’
울산 중구의회, 공공실버주택 축소 추진‘질타’
  • 남소희
  • 승인 2019.11.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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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80호→160호→80호로 축소반복된 계획 수정에 행감서 지적예산낭비·주민 행정신뢰 실추 비난

울산시 중구가 국토교통부 공모에 선정돼 지역 최초로 추진했던 ‘도심형 공공실버주택’이 여러 차례 건설 계획 규모를 변경하면서 ‘예산낭비’와 ‘행정신뢰 실추’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구는 약사동 327-6번지 등 우정혁신도시 일원에 공공실버주택 건설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연되고 있는 공공실버주택 건설 및 운영 사업의 현실적인 추진을 위해 규모를 공모 당시 원안인 80호로 축소한다고 21일 밝혔다.

중구는 당초 113억원의 예산으로 우정혁신도시 내 2천500㎡ 부지에 연면적 5천500㎡, 지하 1층, 지상 4층, 80호 규모로 지난해 10월까지 공공실버주택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후 저소득층 노인인구의 증가, 노인복지시설의 부족 등 고령화 사회의 다양한 노인문제에 선제 대응을 위해 사업비 302억여원을 투입해 6천㎡ 부지에 연면적 1만689㎡, 지하 1층, 지상 4층, 전체 160호로 규모를 늘려 설계를 변경했다.

그러나 중구에 따르면 이 같은 계획 변경으로 건물 공사비용이 240억원까지 치솟았고 구비 부담도 49억7천만원 가량 늘었다.

특히, 공공실버주택의 1순위 입주대상인 중구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9%가 공공실버주택의 입주 의사가 없다고 답해 건립 시 공실 발생 등 이용의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문제도 예상됐다.

매년 운영비 적자도 예상돼 자체 예산이 부족한 중구가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는 이날 열린 중구의회(의장 신성봉)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노세영 의원은 “공공실버주택을 졸속으로 추진한 탓에 사업 규모를 원상태로 되돌리면서 3억~5억원의 재설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확보됐던 국비 50%와 이자를 반납해야 하는 손실까지 고스란히 구청의 몫이 됐다”며 “당시 우리 중구와 함께 공모에 당선된 세종시와 안동시 등은 이미 공공실버주택이 건립된 상황에서 중구는 주민들에 대한 행정신뢰만 실추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문희성 의원 역시 “국토부, LH와 중구청이 업무협약을 통해 건설비 114억원과 초기 5년간 연간 2억5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기로 했지만 수차례 중구청이 규모를 늘려 건설비 지원은 물론 운영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며 “80호에서 160호로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서 수요조사는 물론 추가되는 예산확보방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나 근거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한 탓에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업이 난항을 겪게 된 원인”이라고 꼬집으며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당시에는 보다 많은 대상에게 복지혜택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 사업규모 확대가 최선이란 생각으로 추진했다”며 “그러나 실제 자체 예산 부족과 운영비 적자 예상, 실 입주대상자들의 선호도 등을 고려했을 때 축소된 당초 안으로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불가피하게 축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구에 따르면 ‘공공실버주택’은 행정절차이행과 설계용역 보완 및 수정을 거쳐 내년 말 착공해 2022년 9월께 준공 예정이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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