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귀일씨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 책 발간
강귀일씨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 책 발간
  • 김보은
  • 승인 2019.11.1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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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교령에도 불교도 행세하며 신앙 유지… 에도시대 ‘잠복기리시탄’ 유산 답사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 책 표지.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 책 표지.

 

세계크리스트교회사에서 유례가 없는 명칭인 ‘잠복(潛伏)기리시탄’이란 일본 에도시대 막부가 내렸던 그리스도교 금교령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 불교도 행세를 하면서도 신앙을 유지했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말한다.

일본은 17세기 초부터 19세기 말까지 혹독한 금교정책을 유지했다. 사제들은 추방됐거나 순교해 사제의 지도를 받을 수 없었고 스스로 조직을 구성해 지도자를 세웠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관원들의 단속을 피해야 했고 간혹 적발되면 순교 당하거나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다.

본보 기자 출신의 강귀일(55·사진)씨는 혹독한 탄압과 박해를 딛고 형성된 나가사키와 아마쿠사 지방의 잠복기리시탄 관련 유산을 답사한 책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을 펴냈다.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 저자 강귀일씨.
'숨은 그리스도인의 침묵' 저자 강귀일씨.

 

나가사키(長崎)현 전역과 구마모토(熊本)현 아마쿠사(天草) 지역에는 250여년에 걸친 금교기에도 잠복기리시탄들이 명맥을 이으며 존재했다. 잠복기리시탄들은 금교령이 해제되자 교회로 복귀했다.

모두가 복귀한 건 아니다. 일부는 조상들로부터 전승된 신앙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들은 ‘가쿠레기리시탄’이라고 불린다. 저자는 수년 전부터 일본 가쿠레기리시탄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 연구회 최초의 외국인 회원이기도 한 저자는 지난해 ‘나가사키와 아마쿠사 지방의 잠복기리시탄 관련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해당 지역 답사를 계획했다.

저자는 “그리스도교가 일본에 뿌리를 내리기까지 겪어야 했던 혹독한 탄압과 박해를 딛고 형성된 것”이라며 “일본 그리스도교 초기 순교자들 가운데는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인들도 포함돼 있다. 우리 역사와 연관이 있는 곳들에 대한 내용도 책에 담겨있다”고 밝혔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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