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나선 닮은 꼴… “北, 나선특구 개발에 울산 참여 원해”
울산-나선 닮은 꼴… “北, 나선특구 개발에 울산 참여 원해”
  • 정인준
  • 승인 2019.11.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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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남북교류협력시대 준비하자 (2) 닮은꼴 울산-나선특구
아파트(살림집) 건설이 한창인 나선시 모습. 공인된 국제시장에서 돈을 번 나선시민들은 택시를 이용하는 등 생활형편이 좋아지고 있다. 이 사진은 국내 언론사 최초 공개로 공개되는 나선시 모습으로 가장 최근에 찍은 것이다. 소식통은 나선시민들의 감시로 많은 사진을 찍진 못했다.
아파트(살림집) 건설이 한창인 나선시 모습. 공인된 국제시장에서 돈을 번 나선시민들은 택시를 이용하는 등 생활형편이 좋아지고 있다. 이 사진은 국내 언론사 최초 공개로 공개되는 나선시 모습으로 가장 최근에 찍은 것이다. 소식통은 나선시민들의 감시로 많은 사진을 찍진 못했다.

 

-나선특구 경제개발 한창, 소공장 한 달에 몇 백개씩 생겨

-중국 투자 가공무역 활발… 韓정부 물밑접촉 조차도 없어

-“큰 흐름에선 참여할 수 없지만 나선시 독자 개발엔 기회”

울산시와 나선특구는 닮은꼴이다. 두 지역 모두 한반도의 끝자락에서 관문항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은 액체물류, 선박,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항으로 항만과 배후산업단지, 인구 120만의 도시로 성장했다. 나진선봉경제자유구역(이하 나선특구)도 이와 비슷한 국제도시로 디자인됐다. 항만과 배후산업단지, 관광특구, 국제금융, 국제관광, 인구 100만 도시로 계획됐다. 배후 산업단지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경공업, 농업특화단지 등 6개 산업단지가 개발된다.

이러한 점에서 울산이 남북교류시대를 준비한다면 울산-나선특구의 교류가 바람직 하다는 제언이다.

◇부자 세습 3대에 걸친 개발 의지... 김일성 “싱가포르보다 더 멋지게 만들어야”

나선특구에 정통한 소식통은 “나선특구 관료들은 울산을 잘 알고 있고, 산업부흥의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나선특구 개발에 울산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나선시는 한국정부와 어떤 식이든 접촉은 없다”며 “중국은 한 달 평균 300여 팀씩 투자방문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 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는 같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나선특구에서 한국 쪽의 참여가 없는 것 같아 같은 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선특구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경제개발의 총화다. 김일성 주석은 “나선경제무역지대를 새로 꾸리는 것만큼 도시건설을 환하게 잘 해야 한다”며 “우리는 나진선봉경제무역지대를 꾸리면서 거기에 도시건설을 싱가포르보다 더 멋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나선시를 잘 꾸려야 한다”며 “도시를 잘 꾸리려면 건설을 도시형성 계획에 따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현 김정은 위원장이 이어받아 경제개발을 하고 있다.

◇중국-북한 100년 공동개발관리협정, 한국 경제개발참여 실기

나선특구는 북한의 특별한 경제개발구역이다. 북한은 나선특구가 있는 나선시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특별법을 만들어 외국투자자에 문호를 열고 있다.

나선시는 나진시, 선봉군을 합쳐 만들어졌다. 현재 나선시는 인근 두만강시까지 합쳐 19만8천명이다. 이 곳을 북한은 인구 100만명의 도시로 만들려 하고 있다.

나선특구는 1991년 중국과 북한의 조중경제개발협약에 따라 디자인됐다. 2010년에도 한 차례 더 진전된 내용으로 조정경제개발협약이 맺어졌다.

이는 향후 50년씩 두 차례 100여년간 북한과 중국이 나선특구에 대해 공동개발과 관리를 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한국이 나선특구에 투자를 하려면 한국기업은 북한과 중국이 개발한 산업단지를 임대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선특구에 정통한 소식통은 “큰 흐름의 개발은 다른 어떤 국가도 참여 기회가 없지만 아직 나선시가 독자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계획에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나선특구는 항만과 배후단지, 중심도시(교육, 국제금융, 외국인 거주지, 의료 등), 관광산업으로 구성됐다.

나선특구의 지향점은 국제금융을 기반으로 한 교육, 관광, 산업 등 서비스도시다. 이를 위해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항만을 개발한다. 항만은 연간 1억2천500만t 규모로, 배후단지에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2차산업과 비파도를 중심으로 한 해양콘텐츠 관광산업으로 대규모 호텔 등이 건설된다.

나선특구를 공동개발하는 조중경제개발위원회 청사. 이 곳에서 항만, 배후단지 등 나선특구 개발계획과 관리가 이뤄진다.
나선특구를 공동개발하는 조중경제개발위원회 청사. 이 곳에서 항만, 배후단지 등 나선특구 개발계획과 관리가 이뤄진다.

 

◇석유화학, 자동차, 경공업, 관광산업 등 6개 산업단지... 국제금융도시 표방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개발사업은 모두 중국이 선점해 있다는 것이다. 나선특구가 20년 전에 디자인됐지만, 그동안 북한은 ‘고난의 행군’ 등으로 경제개발 여력이 부족했다.

또 최근엔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외국자본이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자력으로 나선특구를 개발하고 있는데, 뒷배경엔 중국의 투자자금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북한의 관광산업이 개발자금을 뒷받침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과 중국, 유럽의 여행사 등에서 전세기를 운항하며 북한에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북한의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마식령 등 유명 관광지에 외국인 관광객이 전세기를 타고 물밀듯이 들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벌어들이는 외화가 나선특구의 개발자금인 셈이다.

◇6개 대규모 시장에 물건 산더미 북한 내륙·중국 동북3성에 흘러들어가

나선특구에 정통한 소식통은 현재 나선특구가 매우 빨리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선시가 공식적으로 만든 6개의 거대 국제시장은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고 전했다. 이 물건들은 북한 함길도 등 내륙으로 들어가고, 중국 동북3성으로 팔려 나간다. 이 시장은 비공식 장마당이 아닌 공식적인 시장이다. 이 물건들은 나선특구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이다. 중국의 원자재를 들여다 나선특구에서 가공해 완제품이 만들어 지거나, 반제품으로 다시 중국으로 들어간다. 경공업을 포함한 가공무역은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나선특구로 물자들이 왔다갔다 하며 나선시를 포함한 자유무역지대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호주 국제공항 투자 타진... 러시아·일본도 투자의향 전달 등 행보

특히 나선특구에는 한 달에 수 백명씩 중국의 투자자들이 투자의향을 타진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규모 경공업 공장들이 한 달에 몇 백개 씩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국제공항 건설에는 호주가 투자의향을 타진 하고 있고, 러시아·일본도 나선특구 투자의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값 싼 임금=한달 12만원(100달러) 수준의 저임금과 함께 손기술 좋은 숙련공들을 수급할 수 있는 북한의 노동환경은 현재 중국기업에게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나선시 주민들의 경제소비 여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선특구에는 고층 아파트(살림집) 건설이 한창이다. 5개월만에 15층 짜리 아파트 수 십채가 만들어진다. 나선시 건설단이 만들어 내는 건설현장은 자고나면 달라지는 ‘아라비안나이트’와 같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건설자재가 들어가고 있다. 인테리어 내장재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나선시 곳곳 아파트 살림집 건설... 돈 번 주민들 소비여력 넘쳐

경공업과 시장에서 돈을 번 나선시민들은 소비여력이 넘쳐 난다. 아파트와 같은 살림집 건설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택시도 넘쳐난다고 했다. 나선시에는 3개의 택시회사에서 500여대의 택시가 운행되고 있는데, 모두들 돈을 잘 번다고 전했다. 택시회사에 우리돈 2만원 상당인 160원을 내고 나면, 하루 5~10만원 수입을 가져간다고도 전했다.

도시 인프라 건설과 함께 대중교통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신도시 개발현장처럼 생각하면 된다.

나선특구는 중국 동북3성, 러시아의 접경지역이다. 두만강 유역의 이 지역은 향후 동북아경제권의 허브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나선특구 항만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태평양으로 진출하고, 한국과 일본은 대륙을 통해 유럽까지 진출한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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