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용 불안에 줄줄이 봇짐 싸는 노동력
울산, 고용 불안에 줄줄이 봇짐 싸는 노동력
  • 김지은
  • 승인 2019.11.11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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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인구 100만명 붕괴 위기의 울산
(상) 불안정한 고용시장에 울산 떠난다
(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과제
조선업 구조조정 등 청·장년층 갈 곳 잃어

자영업 쏠림현상에 임시직 비율 증가 추세

인구 절벽 가속화… 100만명대 붕괴 우려

울산은 제조업 부진 여파로 노동공급기반을 비롯한 전반적인 고용 여건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생산가능인구와 경제활동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불안정한 고용시장에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인구가 발생하면서 ‘탈울산’ 행렬이 4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학업과 취업 등의 사유로 청·장년층 중심의 인구도 함께 빠져나간데다 저출산·고령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30년 뒤에는 울산의 인구가 100만명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광역시라는 도시의 위상 추락은 물론, 미래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울산 인구 감소의 원인을 살펴보고, ‘탈울산’ 행렬을 막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경기 부진 여파로 생산가능·경제활동인구 감소

한국은행 울산본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울산은 노동공급기반을 비롯한 전반적인 고용 여건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령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나 청·장년층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울산지역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 인구)는 2016년 7월 정점(97만7천명)에 도달한 이후 인구유출 등의 영향으로 감소해 올해 9월에는 96만5천명을 기록, 1만2천명이 줄었다.

경제활동인구(생산가능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거나 구직 활동 중인 사람)도 2017년 6월 61만2천명에서 올해 9월 60만1천명으로 1만1천명 줄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 참가율(생산가능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9월 기준 62. 2%로, 전국 평균(63.5%)보다 낮았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최근 들어 상승세가 정체(2013년 60.3%, 2015년 60.8%, 2017년 61.9%, 지난해 6 1.8%, 올해 1분기 60.8%, 2분기 62.1% 3분기 61. 8%) 됐다.

이는 조선업 구조조정 등 제조업 부진 여파로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자연적인 인구 증가세도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2012년 7천593명, 2015년 6천817명에서 지난해 2천800명으로 감소했다.

◇고용의 질 악화…경제허리층 실업자 1만여명

고용시장을 견인하던 지역 제조업의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으며, 경제 허리층에 해당하는 중년층 실업자 수도 두드러졌다.

통계청의 ‘9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의 고용률은 59.9%로 지난해 9월보다 1.4%p 상승했고 실업률은 3.6%로 1.4%p 하락했다.

최근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지표상 고용률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고용시장에 훈풍이 부는 듯하다. 하지만 고용률이 늘어난 이유를 분석해보면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률은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눠 계산하는데, 울산의 1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보다 6천명이나 감소하며 고용률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 취업자가 41개월째 내리막길을 걷는데다 자영업 쏠림현상에 임시직 비율이 높게 형성되는 등 고용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

또 제조업 및 남성 고용 부진을 서비스업이나 여성의 일자리에서 소폭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3분기 기준 울산의 실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15~2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실업률이 7.6%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이 연령층의 실업률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큰 폭을 차지한 것은 올 들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9.4%), 2분기(11.4%)에도 울산의 청년 실업률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3분기 지역 중년층의 실업률도 2.7%로 큰 폭을 차지했다. 실업자 수는 1만2천명으로 한국 경제의 허리층에 해당하는 30~50대의 고용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끝 없는 ‘탈울산’ 행렬… 30년뒤 96만명대로 추락

이 같은 불안정한 고용시장에 울산의 인구가 타 시·도로 떠나는 ‘탈울산’ 행렬은 4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 9월 울산지역 총전입은 9천162명, 총전출은 9천795명으로 633명이 순유출됐다.

총전입은 유입된 인구를, 총전출은 빠져나간 인구를 말하며, 순유출은 지역에 들어온 것보다 나간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3분기 울산 인구 역시 총전입이 3만958명, 총전출이 3만2천970명으로 2천12명 순유출됐다. 탈울산 행렬은 2015년 12월(-80명)부터 시작해 2016년, 2017년과 지난해, 올해 9월까지 46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이처럼 끝 모르는 탈울산 행렬에 30년 뒤 울산 인구가 100만명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통계청이 분석한 인구 추계자료(2017~2047)를 보면 울산의 인구는 갈수록 빠른 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2017년 기준 116만명 수준이던 인구가 10년 뒤인 2027년에는 111만명대로 떨어지고, 2037년에는 105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2044년이면 인구 100만명 선이 무너지고, 2047년에는 96만명대까지 내려앉는다는 전망이다. 지금보다 인구가 20만명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젊은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64세 이하 인구는 지금보다 40% 넘게 줄어서, 14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은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거란 예측이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급격히 증가한다. 11만명 정도인 65세 이상 인구는 2047년에는 35만8천명대로 3배 가까이 늘어난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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