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에 동참을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에 동참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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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달력에는 여느 달 못지않게 의미 있는 날이 많다.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 ‘빼빼로데이’로 알려진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혹자는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있을 법한 ‘순국선열의 날’이 11월에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이 밖에도 11월에는 참으로 의미 있고 꼭 챙겨야 할 국제행사도 있다.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이란 국제추모행사다. 이 행사는 청소년들도 안보의식과 역사의식을 지니는 뜻에서 알아두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빼빼로데이’에 가려져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턴 투워드 부산’은 6·25 한국전쟁 당시 목숨을 잃은 국군과 유엔군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행사다. 오전 11시 정각이 되면 한국전 참전 전사자들이 안장되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추모묵념을 올린다. 부산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필자에게는 유엔기념공원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곳은 추모시설로도 의미가 크지만 공원으로도 손색이 없어 산책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혹시 유엔기념공원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소개하자면, 이곳은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에 자리잡고 있다. 울산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교통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본부가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관할지역 중 한 곳으로,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유엔군 묘지다. 11개국 2천297명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1955년 11월 대한민국 국회는 유엔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현재 유엔기념공원의 토지를 유엔에 영구히 기증하고 묘지를 성지로 지정할 것을 결의했다. 1955년 12월 15일, 우리 정부로부터 국회의 결의사항을 전달받은 유엔은 이 묘지를 유엔이 영구적으로 관리하기로 하고 유엔총회에서 결의문 제977(X)호로 채택했다.

이곳은 365일 개방되어 있으니, 가족이나 가까운 분들과 방문해도 괜찮은 곳이다. 장점 중의 하나는 입장료가 무료여서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은 언제나 오전 9시부터 가능하지만 입장마감시간(5월~9월은 17:30, 10월~4월은 16:30)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더불어, 부산관광공사에 미리 신청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11월 11일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날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의미를 함께 나누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자 영연방의 현충일(Remebrance Day), 미국의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이기 때문이다.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은 2007년 캐나다의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는데, 이듬해인 2008년부터 국가보훈처에서 행사를 주관해 오고 있다.

6·25 한국전쟁 참전국은 모두 21개국으로, 미국·영국·터키·캐나다 등 16개국은 전투를 지원했고 노르웨이·덴마·크인도 등 5개국은 의료를 지원했다. 유엔군 중 전사자 3만7천902명을 포함해 부상, 실종 등으로 희생되신 분들의 수는 15만1천129명에 이른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이러한 문구가 있다. “우리는 알지 못했던 나라와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응답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이곳에 기념한다.” 이번 글을 쓰면서 필자 또한 유엔군 전몰장병들이 참 고마운 분들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고,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었고, 지금처럼 평온하게 생업에도 종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11월 11일이 ‘턴 투워드 부산’의 날임을 달력에 잘 기록해 두었다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추모행사에 다함께 동참했으면 한다.

김정숙 배광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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