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측정 드론 특장차 울산에도 유용할 것”
“수질측정 드론 특장차 울산에도 유용할 것”
  • 김정주
  • 승인 2019.11.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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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주)유시스 대표이사
유시스 이일우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매출 1조원’ 꿈꾼 도전정신 ‘Unicorn’

사옥 1층 로비로 들어서면 시선을 사로잡는 글귀를 만날 수 있다. ‘All Together’란 영어어휘 아래 붉은 ‘Ch-’로 시작되는 세 글자 ‘Change, Challenge, Champion’이 그것. “한솥밥 식구 모두가 ‘변화’하고 ‘도전’해서 ‘챔피언’이 되자는 뜻이지요.” 이일우 (주)유시스 대표이사(50)의 친절한 설명이다. 일종의 사시(社是)인 셈.

2011년 12월에 새로 바꾼 회사이름 ‘USIS’ (=Unicorn of Smart IoT Service)의 의미도 사뭇 도전적이다. ‘Unicorn’(유니콘)이라면 연매출이 1조원을 웃도는 기업체를 일컫는 말 아닌가? 그렇다면 그 당찬 포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언뜻 ‘자율성 존중’과 ‘민주적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양이 선박을 연상시키는 3층 건물 곳곳에서 그런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다. 울산 본사 직원 42명, 서울지사 직원 6명이 엄청난 실적과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율과 민주라는 초석 위에 쌓아올린 기념비가 아닐까.
 

유시스 옆 빈터에서 드론 개발 작업에 열중하던 직원들과 잠시 포즈를 취한 이일우 대표.
유시스 옆 빈터에서 드론 개발 작업에 열중하던 직원들과 잠시 포즈를 취한 이일우 대표.

 

조선업 퇴조로 방향 바꾼 ‘울산 향토기업’

최근 이일우 대표의 이름을 귀동냥으로 들은 것은 어느 독서클럽 행사장에서였다. 알고 보니 그는 ‘이그노라무스(Ignoramus)’라는 독서모임의 창립멤버. 이그노라무스는 ‘무지할 것이다’는 뜻의 라틴어로,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고 회원은 12명뿐이지만 알차기는 비할 때가 없다. “전부터 가깝게 지내던 ubc 선우석 부장과의 친분 때문에 가입했는데 회원들이 대단한 열정을 가진 분들이지요. 저는 사업일 때문에 더러 빠질 때도 있지만….”

최근엔 롯데호텔 L라운지에서 월례모임을 가졌다. 선정도서는 ‘야마구치 슈’가 지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그러다 보니 어느 새 ‘독서’도 헬스, 골프와 함께 ‘취미’의 반열에 올랐다.

지금은 남구 옥동에 살지만 태어난 곳은 중구 학성동. 만 50년 내리 울산을 떠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유시스에도 ‘향토기업’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요새는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전문 울산 향토기업’하면 곧바로 ‘유시스’를 떠올릴 정도가 됐다. 현대중공업그룹 협력업체로 닻을 올렸던 그 이전 이름은 ‘(주)씨에프정보통신울산’이었다. 2004년 8월에 설립했으니 햇수로 어언 16년차다.

“사실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사업 하나 보고 뛰어들었지요.” 생산품의 80%를 그 회사에 납품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아시다시피, 몇 해 전부터 조선해양 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방향을 틀기로 했다. ‘벤처업계’이란 미지의 세계로 항해하기 시작한 것. 상호변경 3년 후인 2014년 3월엔 (사)울산벤처기업협회 회장에 취임하기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융합’ 공로로 대통령표창장을 건네받은 이일우 대표.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융합’ 공로로 대통령표창장을 건네받은 이일우 대표.

 

‘중소기업 융합’ 공로로 대통령 표창도

사실 이일우 대표의 개인 프로필(이력)은 깨알 크기의 글씨로 A4용지 넉 장 분량이 거뜬하다. 그의 사업수완과 활동범위와 대인관계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에는 유시스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테크노산업단지(남구 테크노산업로 55번길)의 입주기업 협의회 회장이란 중책을 맡기도 했다.

‘현(現)’ 자가 붙은 직함(현직) 중에는 △울산벤처포럼(엔젤투자클럽) 회장에 △울산대 및 동국대 겸임교수 △울산 경찰발전위원회 사무총장(2019.1.29.~2021.1.28.)도 들어있다.

그 덕에 지난 10월 21일 ‘74주년 경찰의 날’엔 행정안전부장관이 주는 표창장을 받았다. 그보다 더 크거나 버금가는 표창도 수두룩하다. 대통령표창(2018.10.30.)은 ‘중소기업 융합 유공자’ 자격으로 받았고, 지식경제부장관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중소기업청장표창도 다수 거머쥐었다.

이 대표가 요즘 심취해 있는 분야는 존재감을 돋보이게 해준 드론 사업 분야다. “현재 전국에는 3천이나 되는 드론 관련 업체가 있는데. 우리 유시스는 전체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지난 4월 9일에는 드론 시제품으로 선용품을 운반하는 시연으로 전국 뉴스를 타기도 했다.

선박 모양을 닮은 (주)유시스 건물.
선박 모양을 닮은 (주)유시스 건물.

 

전국 3천 드론업체 중 5위권 강소기업

드론 중에서도 유시스가 주안점을 두는 분야는 해양, 소방, 정찰, 환경오염 측정에 소용되는 드론이다. 연구개발에 주력하다보니 드론 조종 교육은 어쩔 수 없이 지역 업체인 (주)유시스에 맡겨야 했다.

연구개발의 궁극 목표는 납품. 해군 정찰용 드론이 성공적인 본보기다. 요즘은 무게 10kg을 20kg으로 키우는 작업에 신경을 쏟고 있다. 또 하나 납품을 기다리고 있는 제품이 있다. ‘새로운 아이템’ EOS(Environment On-Smart)다. 수질 측정을 해내는 특수차량(특장차)인 셈. 환경부와 손잡고 개발 완료 단계에 와 있는 이 차량은 수질오염 측정 장비를 싣고 다니도록 설계돼 있다. 물론 ‘윙 바디’를 갖추고 있어 오염측정용 드론이 임무를 마친 뒤에 귀환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이동연구실이라 할까요? 올해 안에 과제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용역서비스에 들어갈 참입니다. 하수·폐수처리장을 대상으로 한 주기적 수질 측정이 가능한데 서울 양재천을 끼고 있는 지자체에서 관심이 지대하지요. 아직까지 언질은 없지만 울산의 태화강과 폐수처리장, 석유화학공단에서도 유용한 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북 경산폐수처리장에서 테스트를 마쳤고, 이따금 민원이 들어오는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최종학력은 서울공대 FIP과정 12기

이일우 대표는 울산 토박이다. 출생지도 초·중·고(용연초-대현중-신정고)도 모두 울산이다. 울산대 물리학과를 나와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최종학력은 서울대 공대 미래융합기술과정(FIP) 12기 수료(졸업).

24년째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부인 김정미 여사(48)와의 사이에 2녀 1남을 두고 있다. 그런데 천생연분을 이루게 한 러브 스토리가 제법 흥미롭다. “사실, 처음 만난 곳은 나이트클럽이었지요. 그런데 그 다음해 2월 뜻밖에도 울산대 졸업식장에서 다시 만난 것 아닙니까? 저는 졸업하는 선배 때문에, 아내는 졸업하는 4촌 오빠 때문에 왔다가 우연히 재회하게 된 거지요.”

이 대표가 최근 부쩍 신경 쓰는 것 중의 하나는 코스탁 상장 준비다. 1차 상장시리즈 투자를 받은 다음 투자수익을 내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대략 3~5년 정도로 잡는다. 일찌감치 구상한 사안이었지만 조선업 침체 영향으로 한동안 머뭇거려야 했다. “작년까지는 실망스러웠는데 그래도 올해는 매출실적이 50%는 올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는 이일우 대표. 밖으로 나서다가 드론 개발에 여념이 없는 직원 몇몇을 만나 ‘사장님에 대한 평가’를 은근히 요청했다. 매겨진 평가는 짐작 그대로였다. ‘휴머니스트’.

글=김정주 논설실장·사진=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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