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자 뉴스에 따르면 부산교육청의 파격실험은 ‘낡은 관행 혁신방안’이고, 서울교육청의 파격실험은 학교 건축공사 계약을 ‘가격’이 아닌 ‘디자인’으로 한다는 ‘관행 파괴 프로젝트’다. 두 과제 모두 해묵은 관행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그중에서도 부산교육청의 파격실험은 교직원이 그 대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농도가 더 짙다.
부산교육청의 ‘낡은 관행 혁신방안’은 ‘불필요한 업무 관행으로 낭비되는 행정력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불필요한 일 줄이기 △불편한 관행 개선 등 2개 영역 속에 9개 추진과제가 담겨있다. ‘불필요한 일 줄이기’에는 업무취합 시스템 개발(부재중 업무작성 폐지), 합리적 보고문화 만들기, 스마트한 회의문화 만들기 등 4개 과제가 포함된다.
부산교육청은 ‘불편한 관행 개선’을 위해 내·외빈 초청범위 축소, 간부 인사말 간소화, 과도한 의전 금지가 들어간 ‘행사의전 간소화 지침’을 모든 산하기관에 안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가족 사랑의 날’이 주 2회(수·금요일)로 늘어나고 금요일 유연근무(08:00∼17:00)가 끝나면 초과근무 없이 퇴근하게 된다. 특히 금요일에는 직원 업무용PC 전원을 차단하는 ‘PC-Off제’가 시행된다. 쉴 권리를 보장하고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 위한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기’, ‘퇴근 후 업무연락 최소화’ 과제는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금요일마다 ‘PC-Off제’가 실시되고 상사의 눈치를 안 보고 ‘칼퇴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엄청난 파격이다. 건축공사의 공모와 심사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서울교육청의 설계공모제도 혁신 역시 대단한 파격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울산교육청이 일찌감치 실천하고 있는 과제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 혁신과제가 있다면 차용해서 나쁠 건 없지 싶다. ‘갑질문화’와 뿌리를 같이하는 낡은 관행들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현상은 ‘교육 민주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