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의 파격실험 ‘금요일의 칼퇴근’
부산교육청의 파격실험 ‘금요일의 칼퇴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0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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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방 교육청의 혁신사업을 울산에서 받아들여도 괜찮다면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근 ‘관행 파괴’의 느낌이 짙은 혁신 사업을 다른 지방 교육청에서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5일자 뉴스에 따르면 부산교육청의 파격실험은 ‘낡은 관행 혁신방안’이고, 서울교육청의 파격실험은 학교 건축공사 계약을 ‘가격’이 아닌 ‘디자인’으로 한다는 ‘관행 파괴 프로젝트’다. 두 과제 모두 해묵은 관행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그중에서도 부산교육청의 파격실험은 교직원이 그 대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농도가 더 짙다.

부산교육청의 ‘낡은 관행 혁신방안’은 ‘불필요한 업무 관행으로 낭비되는 행정력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불필요한 일 줄이기 △불편한 관행 개선 등 2개 영역 속에 9개 추진과제가 담겨있다. ‘불필요한 일 줄이기’에는 업무취합 시스템 개발(부재중 업무작성 폐지), 합리적 보고문화 만들기, 스마트한 회의문화 만들기 등 4개 과제가 포함된다.

부산교육청은 ‘불편한 관행 개선’을 위해 내·외빈 초청범위 축소, 간부 인사말 간소화, 과도한 의전 금지가 들어간 ‘행사의전 간소화 지침’을 모든 산하기관에 안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가족 사랑의 날’이 주 2회(수·금요일)로 늘어나고 금요일 유연근무(08:00∼17:00)가 끝나면 초과근무 없이 퇴근하게 된다. 특히 금요일에는 직원 업무용PC 전원을 차단하는 ‘PC-Off제’가 시행된다. 쉴 권리를 보장하고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 위한 ‘건전한 회식문화 만들기’, ‘퇴근 후 업무연락 최소화’ 과제는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금요일마다 ‘PC-Off제’가 실시되고 상사의 눈치를 안 보고 ‘칼퇴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엄청난 파격이다. 건축공사의 공모와 심사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서울교육청의 설계공모제도 혁신 역시 대단한 파격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울산교육청이 일찌감치 실천하고 있는 과제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 혁신과제가 있다면 차용해서 나쁠 건 없지 싶다. ‘갑질문화’와 뿌리를 같이하는 낡은 관행들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현상은 ‘교육 민주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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