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前後민간인희생자 추모식’에 즈음해
‘한국전前後민간인희생자 추모식’에 즈음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0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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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오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시작된다. ‘한국전쟁 전·후(前後) 민간인 희생자 추모식’이 열리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에게는 행사이름마저 생소할지 모른다. 69년 전의 일인데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그런 행사를 터놓고 논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추모식은 송철호 시장, 황세영 시의회 의장, 희생자 유족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울산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의 자료에 의하면 조종래 유족회장은 “명예회복이라는 자긍심을 되찾았으니, 화해와 화합의 정신으로 주어진 일에 매진해 나가자”고 말할 예정이다. 또 송철호 시장은 “억울한 죽음을 당한 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위령탑 건립에 심혈을 기울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할 예정이다.

이상윤 유족회 사무국장은 ‘위령탑’ 건립 예정지를 ‘중구 약사동 309-1 소공원 내’(울산기상대 근처)라고 밝혔다. 위령탑 건립을 울산시에서 전폭 지원해 주어 유족들이 깊이 감사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위령탑 건립공사는 11월 착공, 내년 9월 준공이 목표다.

그러나 아직도 위령탑 건립이 왜 필요한지 제대로 아는 시민은 드문 것 같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은 울산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 비극이었다. ‘보도연맹 사건’을 떠올리면 고개를 끄덕이는 시민이 일부는 있을 것이다. 유족회에 따르면 울산의 민간인 희생사건은 1950년 8월 군·경이 보도연맹 소속 민간인 870여명을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대운산과 청량면 삼정리 반정고개에서 집단 총살한 사건으로,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을 규명한 바 있다. 유족회는, 증언과 기록을 근거로, 울산에서는 1950년 7월 15일 민간인 1천560명이 구금된 이후 8월 5~26일 사이 10회에 걸쳐 870여명이 총살현장으로 끌려가 희생됐다고 밝혔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이제 양지로 끄집어낼 때가 됐다. 울산 유족회는 과거사위가 규명해낸 희생자 수는 412명으로 절반 이상이 아직 미규명 상태이며, 유족은 600명 정도라고 전했다. 억울하게 숨져간 사건 희생자들의 안식과 유족들의 안녕을 빌어마지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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