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 걸림돌은 없나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 걸림돌은 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1.0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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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통과’란 말이 울산시에게는 곧바로 낭보(朗報) 즉 ‘반가운 소식’으로 통한다. 4일에도 기분 좋은 낭보가 한 건 날아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이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울산시와 경남 거제시, 부산시, 전남 목포시 등 5개 시·도가 서로 유치해 가겠다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사업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사업을 울산시가 기어이 따낸 데 이어 목마르게 기다리던 예타 통과 소식도 들렸으니 이제 남은 것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일뿐이지 싶다. 그러나 복병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차세대 미래선박의 연구거점이 될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예정지(동구 일산동 35번지 일원, 고늘지구) 주변의 주민들이 센터의 입지를 탐탁찮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진에 따르면 주민들은, 물론 일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문화관광시설이면 몰라도 선박성능 실증센터 같은 것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조선 관련 산업이라면 ‘신물’이 날 만도 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이 전언이 사실이라면 울산시로서는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주민들이 사업과 들어설 시설에 대해 잘 몰라서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는다면 잘 알아들을 수 있게 설득하는 작업을 지금부터 준비하라는 얘기다. 또 센터가 들어서면 주민들에게 어떤 좋은 점이 돌아가는지, 밝은 메시지를 전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삶의 터전을 어쩔 수 없이 비켜주어야 할 주민들에게는 응분의 보상을 섭섭지 않게 해주라는 얘기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벌이는 사업일수록 잡음이나 불만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은 언제 어디서나 절실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가 동구에 입지하는 것은 ‘대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정지가 천혜의 경관을 끌어안고 있는 ‘고늘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들의 주장이 마냥 공허하다거나 반대급부를 겨냥한 노림수라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솔로몬의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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