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서부유치원 이전 추진에 학부모 반발
울산, 현대서부유치원 이전 추진에 학부모 반발
  • 김원경
  • 승인 2019.10.31 2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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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없는 유치원 주소 변경 반대”… 현대重 “일조권 침해·부지 문제로 방어동 이전이 최선”
현대서부유치원 학부모들은 31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서부유치원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최지원 기자
현대서부유치원 학부모들은 31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서부유치원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최지원 기자

 

현대서부유치원 폐원이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힌 가운데 지난 30일 소유주인 현대중공업측이 급작스럽게 ‘방어동 이전’을 결정·통보하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31일 동구 서부동 현대서부유치원, 인근 2천700세대 대단지 아파트 공사를 앞두고 유치원으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외국인사택의 철거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은 현대중공업이 매각한 부지로, 지난 7월 사측은 ‘서부유치원 폐원’을 조건으로 교육청의 교육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고 지자체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냈다.

하지만 지난 8월 말, 학부모 협의 없이 진행된 폐원 통보에 학부모 전체 140명 중 138명이 반대 서명서를 내며 사실상 폐원은 힘들어진 상황. 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의 폐원조건은 학부모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고, 재원생들의 타 유치원 배치 계획서를 제출해야 가능하다.

폐원이 힘들어지자 현대중공업은 어린이집 전환을 언급해오다, 지난 21일께 현 위치에서 3분 정도 거리의 사측이 보유한 서부동 명덕공영주차장으로의 이전 건립을 새로운 카드로 내밀었다. 유치원 이전은 학부모 동의 조건 없이 건립부지의 민원만 해결되면 가능하다.

하지만 학부모운영위는 서부동 이전은 모두 현대중공업이 방어동 이전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시간 끌기 위해 내민 전략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송아(44·서부유치원 학부모운영위)씨는 “서부동 이전을 위해 학부모운영위는 지난주 초 명덕2차현대아파트 입대위와 만나 주민들 협조까지 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원이 해결되자 이번엔, 교육청이 유치원 매입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서부동 이전이 힘들다며 말바꾸기를 했다”며 사측을 비난했다.

그러고 지난 30일, 서부동 이전 언급 10일 만에 ‘방어동을 최종 이전지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재원신청서를 배부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공경원(40)씨는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서부동서 방어동까지는 30분 거리이다. 폐원도, 어린이집 전환도, 이전도 모두 일방적인 통보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어동으로 이전하면 1만 세대 가까운 이 일대에는 유치원이 한곳도 없게 된다”며 “11월 1일 처음학교 도입을 이틀 앞두고 협의 없이 유치원 주소를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중공업은 유치원 무단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악화로 인한 자구책으로 매각된 서부동 외국인사택 부지에 공동주택이 건축될 경우, 일조권 문제 등으로 인해 법규상 유치원을 운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위치에서 어린이집 전환 후 무상교육을 제안하였으나, 학부모들의 반대로 불가피하게 이전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유치원 인근 지역을 최우선 순위로 정해 이전을 면밀히 검토했으나 적합한 부지가 없어 최종적으로 방어동에 위치한 화암자연과학유치원을 매입하게 됐다”며, “차량을 증차해 통원 편의를 제공하고 원아들의 안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아이스 스케이트 수업 신설 등으로 더욱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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