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point] 친절과 상냥함이 없는 서지중해 도시들
[Global Viewpoint] 친절과 상냥함이 없는 서지중해 도시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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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밀라노, 사보나, 제노바, 폼페이를 포함한 나폴리, 시실리, 마이오카, 바르셀로나, 마르세유를 차례로 둘러보고 왔습니다. 과거 2천여 년 동안에 인류가 이룩한 역사와 문화의 일부를 직접 보면서 감탄을 했고 교훈을 얻었습니다.

역사는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서 지금의 인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적용을 하지 않는다면 별 의의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상의 지역들은 고대의 선조들이 이룩한 경탄할 만한 업적으로 막대한 관광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수입원이 자신들의 노력 없이 굴러들어온 수입원이기 때문에 소득을 한사코 벌어들여야 한다는 소득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소득을 벌어들이려면 수입을 가져다주는 고객의 환심을 얻으려고 친절과 상냥함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장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경쟁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하여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더욱 좋은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고객을 귀하게 여기고 고객을 단골로 만들기 위하여 극도의 친절과 상냥함을 행동으로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말해서 봉사정신이 약하거나 모자란 사업체는 기울어지거나 망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예외가 있다면 오래된 문화유적을 보기 위해서 관광객들이 스스로 찾아와서 던져주는 수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수입은 친절할 필요도 없고 찾아와 주는 고객들에게 상냥할 필요도 없다고 관광지역 주민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돌아본 관광지역 주민들과 관리들은 불쾌할 만치 불친절하고 관료적이었으며 독선적이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의 접객 태도는 제가 겪은 경험 중에서 최하위였습니다. 입장권을 파는 판매원이나 식당에서 손님을 대하는 종업원이나 공항의 관리들 할 것 없이 일률적으로 불친절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적지 않은 돈을 썼지만 감사하다는 인사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친절하지 않아도, 상냥하지 않아도 몰려오는 관광객들이 돈을 갖다 주기 때문에 시장경제의 중심인 봉사정신을 전혀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유럽연합국가는 경제적으로 단일국가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통화도 ‘유로’로 통일이 되었고 회원국가를 방문할 때에 비자도 필요없이 자국처럼 드나들게 되어 있습니다. 외국 여권을 가진 사람은 상품을 살 때 지불한 판매세금을 출국하는 공항에서 환불을 받게 되어 있다고 관광가이드가 설명을 했습니다.

저는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지만 판매세금을 환불받고 쓰다 남은 유로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데에 한 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사무 처리를 하는 직원들은 동작이 느릴 뿐만 아니라 수속절차를 알리는 안내표시도 없었습니다. 기나긴 줄에 서 있자니 지친데다 환불이나 환전을 하려고 하면 그제서야 딴 데로 가라고 하든가 세관에 가서 도장을 받아 오라고 하는 등 고객을 돕기 싫어하는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동료 관광객 한 분은 바르셀로나에 가서 상품을 샀고 밀라노에서 판매세금을 환불받으려고 했습니다. 줄을 서가면서 마침내 세관에서 승인하는 도장까지 받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친 후 환불해 주는 직원에게 세관 도장이 찍힌 영수증을 내밀자 그 환불은 바르셀로나에 가서 받으라고 말하면서 환불을 거절했습니다. 점잖으신 그 동료 관광객은 욕지거리가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고 말했습니다.

홍병식 미국 LA, PSU대학 명예교수,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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