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북항사업’ 예타 통과 배경은?
울산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북항사업’ 예타 통과 배경은?
  • 이상길
  • 승인 2019.10.2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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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오일 중심→LNG 사업 추가 ‘주효’
울산의 오랜 숙원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북항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10여년 만에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기존 오일 중심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을 추가해 새판을 짠 게 주효했다.

1997년 울산신항만 건설 프로젝트와 함께 기획된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지금까지 3조원이라는 거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당초 오일허브는 2025년까지 울산항 90만㎡ 부지에 2천840만배럴 규모의 석유저장시설과 접안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였다. 정부와 울산시는 이를 거점으로 석유제품 저장과 중개, 거래 등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석유 물류산업을 견인한다는 계획이었다.

2017년에는 그동안 제한됐던 종합보세구역의 석유제품 혼합 제조를 허용하는 개정법안까지 통과되며 탄력을 받았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부터 투자자를 찾지 못해 오일허브 사업은 난항을 겪게 됐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과 동북아 정세변화 등으로 대규모 해외투자사들이 투자결정을 전격 철회함에 따라 답보상태가 이어졌다.

반전은 지난해 9월에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7기 울산시는 기존의 오일허브 사업을 오일·가스 허브사업으로 확장키로 결정하면서 전환점을 맞게 됐다. 시는 친환경적인 LNG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세계에너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그 같은 결정을 내렸고, 같은 해 9월 시와 SK가스가 LNG발전소 건설투자 MOU를 체결함에 따라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당초 SK가스는 충남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개발보다 보존을 더 중시하는 현 정부 들어 에너지 산업 기조도 크게 바뀌면서 석탄화력발전소는 무산됐다.

이후 SK가스는 친환경적인 LNG발전소로 눈을 돌려 울산시와 지난해 9월 건설투자 MOU를 체결하게 됐다.

아울러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건립이 추진 중인 LNG발전소와 관련해 LNG연료저장기지가 필요해 이번 ‘동북아 오일·가스허브 북항사업’에도 투자하게 됐다. 아울러 LNG벙커링 사업도 병행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투자자도 기존 오일허브 사업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던 에쓰오일 등이 사실상 투자 철회 쪽으로 돌아서며 SK가스 주도로 새판이 짜여 지게 됐다. SK가스는 동북아오일·가스허브사업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25% 지분을 확보하며 현재 LNG사업의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표류했던 동북아에너지허브북항사업이 풀릴 수 있었던 것은 민선 7기 울산시가 기존 오일 허브 사업에 LNG를 추가하고, 그것이 SK가스와 사업방향이 맞았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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