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무면허운전 참변…대책 서둘러야
청소년 무면허운전 참변…대책 서둘러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2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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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승용차 몰다 가드레일 충돌…10대 5명 사상/ 2명 숨지고 3명 다쳐…경찰, 운전 미숙 추정” 28일 새벽에 실제로 일어난 참변이다. 요즘 이런 기사에는 ‘또’라는 부사가 으레 따라붙는다.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먼 동네 얘기이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다. 울산시 북구 아산로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울산과 경주지역 학교에 다니는 동갑내기 중학생들(남 2명, 여 3명)로, 이날 새벽 SM3 승용차를 타고 동구 일산동 쪽으로 가던 길이었다.

이들이 사고를 낸 시각, 음주 상태였는지 어쩐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그러나 무면허 운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국내에서는 운전면허를 만 18세 이후라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려지기로는, 운전이 미숙한 학생이 차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갓길로 돌진하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한다. 결국 또래 5명 가운데 한 학생이 부모의 승용차 열쇠를 챙겨 나와 신바람을 내다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얘기다.

경찰 집계에 따르면 청소년 무면허 운전 사고는 2012~2017년 사이만 해도 자그마치 5천578건에 달한다. 연평균 1천 건에 육박하는 셈이다. 그에 따른 사망자는 135명, 부상자는 7천655명이나 된다. 뉴스가 된 대형 청소년 교통사고는 수두룩하다. 지난해 6월에는 경기도 안성에서 고등학생이 차를 몰다 10대 남녀 중고생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올해 3월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10대 남녀 5명이 탄 차가 바다에 빠지는 바람에 5명 모두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재방방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라는 목소리다. 그러나 무조건 엄하게 처벌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혹자는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을 소수의 일탈행위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는 주장을 편다. 이들의 운전 욕구를 비정상적으로만 보지 말라는 주장이다.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치는 데다 신체조건도 성인 못지않게 발달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일리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니다.

어쨌거나 적절한 사전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명의 이기가 무서운 흉기로 돌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거나 ‘면허 없이 운전대를 잡는 건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범죄’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하자는 말도 같은 인식에서 나왔을 것이다. 한 전문가는 미국과 유럽처럼 운전면허 취득가능 나이를 16~17세로 낮추고 제도도 손질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운전 욕구가 한창 커지는 고교 1?2년생들이 운전법을 제대로 배우게 하면 무면허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무조건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실을 인정해야 제대로 된 해법이 보인다”는 지론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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