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포인트] 미국에서 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을까요?
[글로벌 뷰포인트] 미국에서 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을까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2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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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부정적인 뉴스를 우선적으로 보도합니다. 부정적인 보도는 긍정적인 보도보다 뉴스 가치가 더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친절한 남편은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아내에게 폭력을 가하는 남편은 뉴스거리가 됩니다. 미국에서 살인을 포함한 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감소하고 있을까요? 총기 난사 사건이 자주 보도된 탓도 있겠지만 일만 국민은 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FBI가 집계하여 발표한 바에 의하면 폭력 범죄는 미국에서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8년의 통계는 10만명 당 연간 368.9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재산 범죄는 같은 기간 동안 10만 명 당 2천199.5건이었습니다. 이런 숫자는 2017년에 비해서 폭력 범죄는 3.9 % 감소했고 재산 범죄는 6.9% 감소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2018년의 폭력 범죄는 1971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1971년에는 주민 10만명 당 396건의 폭력 범죄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2018년에는 1971년 이후 가장 낮은 폭력 범죄 건수를 보였습니다. 2017년에 비하여 폭력 범죄는 4%가 감소했지만, 살인 건수는 이보다 더 큰 6.2%나 감소했습니다. 즉 살인 건수는 1만명당 5건으로서 지난 50년 동안에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유일한 예외는 2014년의 4.4건이었습니다.

1993년에 갤럽 여론조사기관이 일반 국민에게 범죄가 증가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범죄 통계는 범죄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반면에 국민의 60%는 증가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아이러닉한 통계가 또 있습니다. 폭력범죄가 감소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총기 판매는 증가했다는 통계입니다. 폭력 범죄가 감소하는 일등 공신은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총기 구매자의 범죄기록을 즉석에서 조회하는 기술 즉 NICS (National Instant Criminal Background Check System)입니다.

1999년에는 NICS 조회 건수가 913만 8천123건이었는데 2018년에는 2천618만 1천936건이었습니다. 이런 기술 덕분에 폭력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자가 총기를 구매하려 할 때 즉시 구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총기 판매량이 증가했는데도 폭력 범죄는 감소한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일반인이 총기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총기 범죄가 없지만, 스위스에서는 집집마다 총기를 갖도록 하는 법이 있기 때문에 범죄가 없다고 합니다. 한국과 스위스는 대조되는 현상입니다.

미국은 헌법으로 총기 소유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총기 소유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총기 소유를 완전히 폐지할 것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총기 소유는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총기 구매를 더욱 어렵게 하자는 주장과 자동소총이나 기관총 또는 다량의 총탄을 장전할 수 있는 총기 판매를 금지하자는 주장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총기협회의 라비 세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사소한 총기 규제도 입법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애독자들께서 주지하시다시피 미국에서는 은닉하지 않고 몸 밖으로 보이게 한다면 모든 총기를 소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몸 안에 은닉하거나 자동차의 글로브 컴파트먼트에는 허가 없이 간직할 수 없지만, 트렁크에 둔다면 하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칼럼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홍병식 미국 LA. PSU 명예교수·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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