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움직여야! (上)
나이 들수록 움직여야!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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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흐른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반백년쯤 살고 보니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여러 가지가 다 두렵기도 하다. 그간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많이 부서지고 아파하고 다시 일어서 보았기에 이제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웃어넘길 수 있으니 그 무엇도 무서울 게 없다. 또한 그 반대로 앞으로 남은 생의 시간들 속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살다갈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 나이가 든다는 것이 새삼 무섭게도 다가오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나이에 대한 두려운 생각이 온통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을 때 어떻게 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사람마다 각자 자기 나름의 방법이 있을 테지만 나의 작은 경험에 비추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젊게 살려면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

일전에 만보 걷기를 100일 동안 시행한 적이 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몸에 장착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일단 100일까지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당시는 뭐든지 100일은 해야 성과가 난다는 생각이었고 100의 법칙을 통해 100이란 수에 매료되어 있던 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걷는 동안 자연과 벗하게 되니 활력이 솟는 듯했다. 평소 같으면 무심히 지나쳤을 풍경들이 새롭게 보이고 마음도 정화되고 삶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울산 대공원을 주로 걸었는데 나무들의 멋진 자태뿐 아니라 푸른 하늘의 색, 그리고 이따금 다람쥐도 만났고 오솔길을 천천히 기어가던, 난생처음 보는 색상과 모양을 지닌 민달팽이도 만날 수 있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맑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마치 선물을 한 아름 받은 듯이 내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생기가 돌았다.

그런데 한 70여일이 지나자 고비가 찾아왔다. 걷고 나면 다리가 퉁퉁 부어서 마치 코끼리 다리처럼 두꺼워지고 통증이 몰려오는 것이었다. 장딴지뿐 아니라 발등성이도 퉁퉁 부어서 두터워지고 발바닥에 닿는 느낌도 둔탁해졌는데 마치 뭔가 껍데기 같은 것이 한 꺼풀 붙어있는 것 같았다. 퉁퉁 붓고 아파서 환자처럼 어기적어기적 걸었다. 며칠간 이런 증상이 계속되자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왠지 여기서 그만두면 안 될 것 같았다. 몸이 적응하는 과도기적 증상이라 생각하고 며칠 더 버텨보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신기하게도 코끼리 다리처럼 퉁퉁 붓고 아픈 증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발바닥의 둔탁한 느낌도 사라졌다. 마침내 처음에 목표했던 100일 만보 걷기를 완료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미련하기도 했지만 그때 나는 내 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고비를 제대로 버텨내면서 그때서야 비로소 발목이며 다리, 걷기에 필요한 근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건강한 근육이 만들어졌다고 믿는다. 그 이후로는 평소 지병처럼 오래 서 있으면 아프던 발바닥 증상마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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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영 ‘북 토크쇼 꽃자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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