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바쁜 일상…‘효’도 로봇이 대신하는 세상은?
매일매일 바쁜 일상…‘효’도 로봇이 대신하는 세상은?
  • 김보은
  • 승인 2019.10.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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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양 작가의 신작 '참빠른씨와 로봇' 표지.
조희양 작가의 신작 '참빠른씨와 로봇' 표지.

 

-동화로 풍자한 현대인의 미래

-조희양 작가 ‘참바쁜씨와 로봇’ 발간

-가족 간 교류 등 소중함 깨달아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에 눈코 뜰 새 없건만 저런 농담이나 하고 있다니.”

매일 매일 회의에다 출장으로 바쁜 ‘참바쁜’씨. 사람들이 ‘참참참바쁜’씨가 어울리겠다고 놀리자 바쁜씨는 이같이 그들을 비웃는다. 하지만 50년쯤 흘러 그가 노인이 되서도 그들을 비웃을 수 있을까.

조희양 작가가 최근 펴낸 ‘참바쁜씨와 로봇’은 바쁘기만 한 현대인의 모습과 미래를 풍자한 동화다.

사람과 사랑만이 채울 수 있는 소중한 것을 기계가 대신하는 사회가 가져올 불행을 그려낸다.

동화의 주인공은 이름마저 바쁘다. ‘참바쁜’씨는 일에만 몰두하느라 시골에서 혼자 계시는 아버지에게 효도를 대신해줄 효 로봇을 선물한다.

로봇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고 정기적으로 보고까지 해주니 아버지에게 연락할 필요도, 만날 필요도 없다. 심지어 효 로봇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보고를 받지만 이마저도 로봇에게 부탁하고 출장을 간다.

그래도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다. 아이의 이름은 누구보다 동작 빠르게 움직여 앞서가라고 ‘참빠른’이라고 지었다.

어른이 된 빠른이는 바쁜씨처럼 효 로봇 ‘세심이’을 보낸다. 아들이 보고 싶어 만나러 가기도 하지만 빠른이는 바쁘다는 이유로 뒤도 안돌아보고 일하러 간다.

이후 바쁜씨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조 작가는 이 같은 참바쁜씨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에도 사랑과 교류가 없는 미래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풍자와 비유로 보여준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동화적 재미와 함께 어린이의 호기심을 끌어내도록 전개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임종목 작가가 작업한 그림도 어린이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조희양 작가는 “로봇이 사람이 할일을 대신하는 시대다 보니 부모한테 자식이 하는 ‘효’도 로봇이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동화로 쓰기 시작했다”며 “이 작품은 저 혼자가 아닌 두 딸과 함께 썼다. 과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도움을 많이 받았고 특히 ‘참빠른’, ‘세심이’ 등 등장인물의 이름을 딸들이 지어줬다. 딸들에게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발간 소감을 밝혔다.

조희양 작가는 2007년 창주문학상과 200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고 울산문학 올해의 작품상,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 서덕출문학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첨성대 안에서 나온 소녀’, ‘혀 없는 개, 복이’, ‘움직이는 꽃밭’ 등이 있다.

지난 22일 ‘냥아치의 행복 탐구 생활(산문)’로 제19회 울산문학상 수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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