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포인트] 유머가 있는 직장
[글로벌 뷰포인트] 유머가 있는 직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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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들께서는 지루한 강의나 훈시를 너무 많아 들으셨을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교와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 매일 들은 교장 선생님의 지루한 훈시가 얼마나 싫었는지 모릅니다. 수백 번 아니면 수천 번 들은 훈시 중에 한마디도 기억되는 말씀이 없습니다. 유머가 없는 지루한 훈시와 강의는 이제 자리를 감춰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을 위시하여 동양에 여행할 때는 가능하면 한국 국적 항공기를 이용합니다. 항공료가 타 국적 항공사와 비교할 때 좀 비싸더라도 한국 국적 항공기를 이용합니다. 그런 항공기가 한국 국적이라는 이유 외에는 아무런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비행기도 깨끗하고 승무원들도 상냥하며 기내음식도 좋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불만이 있습니다. 기내에서 유머가 없다는 점입니다. 긴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안내방송을 듣게 되는데 어쩌면 그렇게도 판에 박은 똑같은 어조로 방송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내를 여행하면서 미국 국적이나 캐나다 국적의 항공기를 타면 안내방송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요새는 상당히 많은 유머가 직장과 항공업계에 도입된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잡지 인쇄를 많이 하는 콰드그래픽스 회사의 콰드리치 사장은 크리스마스 파티에 자신이 광대 옷을 입고 천여 명의 직원들 앞에서 만담과 재치를 부립니다. 한 시간 이상의 여흥 시간에 광대 역할을 하는 사장이 사회를 봅니다. 허세와 위신을 부리는 전통적인 사장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것입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설자이고 전 회장이었던 캘러허씨는 휴스턴에서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자사의 비행기 외부에 시월드의 유명한 고래인 샤무의 그림을 그려놓고 자신 역시 광대 의상을 입고 승객을 웃기면서 샌디에이고까지 안내를 했습니다. 시월드를 관광하러 가는 승객이 대부분인 기내 승객들은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폭소를 동반하면서 즐겁게 마쳤다고 합니다.

캐나다의 서부를 비행하는 웨스트젯트 항공사는 나이가 지긋한 승무원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한 수 분 후에 기장의 목소리가 기내방송 스피커를 통해서 나왔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 비행기는 항해 고도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기내를 약간 어둡게 하겠습니다. 승무원들이 좀 더 곱게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그 비행기가 목적지에 착륙했습니다. 이번에는 여 승무원의 목소리가 스피커에 나왔습니다. “승객 여러분, 애인 곁을 떠나는 길은 50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행기를 떠나는 길은 네 곳밖에 없습니다. 내리실 때는 잊은 물건이 없도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만일 물건을 놓고 내리시려면 우리들이 갖기를 원하는 물건만 놓고 내리십시오.” 역시 승객들은 즐겁게 웃으면서 내렸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스피커를 통해서 승무원이 방송했습니다. “이제 이 비행기는 곧 이륙하겠습니다. 좌석 벨트를 모두 매 주십시오. 좌석 벨트는 이와 같이 한쪽 끝을 다른 쪽 부분에 끼워 넣으면 됩니다. 이 좌석 벨트를 끼울 줄 모르는 분은 보호자 없이 밖으로 나오면 안 될 분입니다. 기내 압력이 갑자기 내려가면 마스크가 자동적으로 떨어집니다. 먼저 당신이 마스크를 착용하십시오. 한사람 이상의 어린아이와 동행하는 분은 그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아이에게 먼저 마스크를 착용시키십시오.” 그 다음에는 기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나왔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기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돈과 사랑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 어떤 비행기의 승무원은 착륙 후에 안내를 다음과 같이 했습니다. “내리실 때 잊은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놓고 가시는 물건은 우리 승무원들이 나눠 갖겠습니다. 그러나 배우자와 어린이는 제발 놓고 내리지 마십시오.” 델타 항공기의 한 승무원이 승객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델타 항공사는 가장 멋진 승무원들을 갖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이 비행기에 타지 않았습니다.” 항공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직장에 좀 더 유머를 도입하면 일할 맛이 더 날 것이라고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홍병식 미국 LA, PSU대학 명예교수·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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