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국가정원 내 동구 상징공원을 보며
태화강국가정원 내 동구 상징공원을 보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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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대한민국 역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새긴다. 오늘(18일)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의 태화강 둔치 일대 83만5천452㎡ 규모의 ‘태화강 국가정원’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선포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태화강은 울주군 상북면의 가지산(1천240m), 고헌산(1천33m) 등에서 발원하는 남천을 본류로 동쪽으로 흘러 동해로 빠져나간다. 길이는 46.02㎞, 유역면적은 643.96㎢다.

발원지에서 동해로 흘러들어가기까지 울산 전역을 품으며 젖줄 역할을 하는 태화강이 1960년대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1989년 창립돼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태화강보전회’의 선언문을 보면 당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선언문에는 “아름답고 맑고 풍요롭던 태화강이 우리 시대에 이르자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무분별한 개발과 각종 오수와 폐수로 풀과 나무가 시들고 물고기가 병들며 새들조차 줄어드는 삭막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실제 1996년 물고기가 살기 어려울 정도의 6급수로 측정되기도 했다.

썩어가는 태화강을 살리기 위해 울산시가 정비계획을 마련한 뒤 2004년 ‘2004 에코폴리스 울산’을 선언하며 친환경 생태도시로서 거듭날 것을 천명했다. 태화강 생태복원 사업에 나선 것이다.

하수처리장 확충과 관거 정비사업, 퇴적오니 준설사업, 하천 건천화를 막는 유지용수 확보사업 등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정책을 꾸준하게 진행해 10여년 만에 울산을 대표하는 친수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2013년 12월 환경부에서 대한민국 생태관광지 12선에 지정했고, 2017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했다.

지난해 3월 태화강지방정원 지정에 이어 올해 7월 12일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죽어가는 태화강 살리기의 결과물이다.

울산시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국민에게 알리는 선포식 행사에 맞춰 5개 구·군이 각 지자체의 정체성을 알리는 정원(U5-Garden)을 조성해 선보인다. 동구는 대왐암 바위를 옮겨 상징정원을 조성했다.

동구는 대왕암 주변 해안가에서 채취한 자연석 3개로 대략 각각 높이 1.5m에 가로 1.2m, 세로 1m 정도의 크기다. 동구의 3개 권역인 대왕암, 꽃바위, 주전을 상징한다.

바위로 정원을 꾸미는 것과 관련해 문득 지난 8월 중순 신문사로 온 한 통의 편지가 생각났다.

편지의 주인공은 경남 산청군에 거주하는 60대 후반의 귀촌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편지 내용은 태화강 국가정원에 자연석을 활용한 정원 꾸미기를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는 “사진으로 본 태화강 국가정원은 잘 짜여 진 배경이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자연석을 정원 곳곳에 놓아두면 훨씬 운치가 있고 웅장함을 나타내며, 시설물 관리도 수월하다”며 “경남 진주시 남강 둔치에 조성한 녹지공원에 군데군데 자연석을 두어 안정적이고 싫증이 나지 않는 자연미를 연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월이 갈수록 자연석은 옷을 입게 돼 나무와 잔디와 꽃이 한데 어울리는 멋진 국가정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글을 맺었다.

2003년 태풍 매미, 2012년 태풍 산바, 2016년 태풍 차바, 그리고 올해 18호 태풍 미탁이 태화강 일대를 범람시킨 바 있지 않은가. 태화강 범람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홍수를 대비한 정원 가꾸기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의 목재 시설물로 조성된 쉼터 등에 자연석을 활용하면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미적 충족은 물론 적게나마 홍수 피해로부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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