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곤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1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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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곤충의 큰 도약 (下)

2019년 9월 7일을 제1회 ‘곤충의 날’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 시대에 곤충의 환경적·영양학적 가치와 곤충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산업화의 길로 가기 위함이다. 공충은 대체단백질, 친환경적 음식쓰레기 처리, 약제 추출, 정서적 애완, 가축사료 확보 등 용도가 다양해 산업화 가능성이 높다. 특히 먹거리로서의 가치는 인구증가와 함께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세계 20억 인구가 곤충을 먹고 있고, 식용으로 쓰이는 종류도 1천900종에 가깝다. ‘작은 가축’, ‘미래 단백질 공급원’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징그럽게(?) 느껴져 접근이 꺼려지는 것이 산업화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공에서는 식용곤충을 ‘가루’로 만들어 ‘곤충체험(The Insect Experience)’이란 이름으로 ‘식용곤충 요리 전문식당’을 임시 개점했다. 만두처럼 속을 채운 파스타의 일종 ‘동애등에 버터 넛 라비올리’와 ‘구운 마늘 칠리소스’를 곁들여 판다. 또 채소에 향신료를 넣은 인도식 소스에 토마토 칠리처트니와 함께 나오는 ‘모파인 벌레(mopane worm) 튀김’도 판다.

이처럼 징그럽게 느껴지는데도 미래에 ‘식용곤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영양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단백질 공급원이어서 식량대체재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질 좋은 지방과 철분, 칼슘, 아연 등의 미네랄과 섬유질도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유엔은 2050년에는 세계의 식량생산이 현재의 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고기와 생선을 대체할 단백질 공급원이 식용곤충이라고 결론짓는다.

특히 곤충은 단백질과 지방,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이 있어서 보기 좋고 먹기 편하고 값도 싼 식품으로 만들 수 있다. 더욱이 곤충을 활용하면 환경에도 이로울 뿐더러 살아있는 동물에게 고통을 주면서 죽이지 않아도 된다.

양식업의 경우를 보자. 현재 우리나라 양식업에 쓰이는 물고기 사료는 총 49만t 정도로, 40만t은 다양한 국내산 어종이 포함된 물고기이고 이 중에는 치어도 있어 수산자원 고갈의 원인이 되고 있다. 수입으로 들여오는 나머지 9만t도 여러 가지 물고기를 갈아서 만든 생사료여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하기 위한 사례들이 국내외에 적지 않다. 첫째, 민물고기인 동자개에게 곤충사료를 먹였더니 여름 양식장의 무더위를 견디는 면역력이 높아져 폐사율이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다. 특히 성어가 되기까지는 약 2년이 걸리지만 곤충을 배합사료로 쓰면 기간이 1년으로 짧아져 곤충사료가 폐사율 감소와 생산원가 절감에 큰 도움이 되었다.

곤충산업을 미래의 신성장산업이라며 열변을 토하는 이종필 CIEF 대표는 ‘파리목의 동애등에 애벌레’는 수산분야 어분(魚粉)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고, 축산농가와 내수면양식 어민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곤충으로 통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해외 사례로 중국은 음식쓰레기를 이용해 사료용 바퀴벌레를 생산하고 있다. 산둥성 성도 지난(Jinan) 외곽의 바퀴벌레 농장에는 바퀴벌레 약 10억 마리가 매일 음식쓰레기 50t을 먹어치운다. 어른 코끼리 7마리가 먹는 사료와 맞먹는 양이다.

울산의 지난해 곤충관련 매출액은 흰점박이꽃무지가 1억1천400, 애완학습곤충이 1억 500 등 23농가에서 2억6천400만원 정도를 기록했다. 판매하는 곳도 독립판매장 2곳과 대형마트 7곳, 인터넷 또는 지인 판매 등 다양한 형태이다. 이처럼 ‘박멸 대상’에서 ‘이용 대상’으로 생각을 바꾼다면 곤충은 미래 인류를 구원할 위대한 식량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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