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제조업 4분기도 ‘암울’… 車·조선은 개선 기대
울산 제조업 4분기도 ‘암울’… 車·조선은 개선 기대
  • 김지은
  • 승인 2019.10.1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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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제조업 150곳 기업경기전망지수 조사
전분기보다 1p 하락한 ‘78’… 2분기 연속 하락
글로벌 경기 둔화·내수경기 침체 장기화 영향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로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체들은 신차 출시, 신규 수주 물량의 생산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와 조선 체감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15일 울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9년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 대비 1p 하락한 78로 집계돼 4분기에도 제조업 경기가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중국·독일의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수출이 감소 추세에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투자심리 약화와 생산부진 심화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잠재적 불확실성 확대와 수출·투자부진 및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등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약화되고 있다.

주요 업종별로, 정유·석유화학(61)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내수경기 위축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체감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사우리아라비아 원유설비 피격에 따른 원유 생산량 감소, 허리케인으로 인한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 하락 등으로 정제마진의 깜짝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정유사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부터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따른 에틸렌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릴 전망이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기대심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단, 내년으로 다가온 ‘국제해사기구(IMO) 2020’으로 저유황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면서 체감경기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105)는 전 분기 대비 47p 상승했으며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더불어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인한 기대심리와 연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SUV모델인 GV80,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등의 신차 출시가 기대감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차·수소경제 육성 정책과 현대차 노사의 8년만의 첫 무분규 임단협 잠정 합의, 현대모비스의 친환경차 부품공장 이화일반산업단지 유치 등도 기대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공유경제, 새로운 이동수단 등 변화에 따라조립 부문 부가가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에 대비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통적인 사업부의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따른 고용문제 해결에 대한 노사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100)의 경우 2017년 이후 신규 수주 물량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생산량 증가세로 체감경기 상승 기조에 기대감이 실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까지 LNG 추진선 30척을 수주해 세계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는 세계 최초로 11만4천t급 LNG 추진 대형유조선을 인도한 바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LNG 운반선 발주 모멘텀과 IMO 환경 규제, 해양발주 재개 등 조선·해운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기술력을 가진 울산지역 조선사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철강업계에서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제품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일부 LNG선 수주가 회복 조짐에 반해 선가가 오르지 않은 만큼 재료값 인상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을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조선업황 회복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최근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투자와 수출부진 현상 등으로 한국 경제의 하향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2%의 성장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세계 경제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대외 개방성이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은 만큼 고용·노동 정책의 유연성과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한 경영환경 개선 등 내수경기 활성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의미하고, 100보다 높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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