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가장 무서운 병 ‘치매’ 불치병일까?
나이 들면 가장 무서운 병 ‘치매’ 불치병일까?
  • 김보은
  • 승인 2019.10.1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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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제일병원 신경과 김상화 전문의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 김상화 과장이 치매를 진단하고 있다.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 김상화 과장이 치매를 진단하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기를 사람은 ‘생로병사’한다고 했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을 표현한 말이다.

무병장수하면서 오래 살면 좋겠지만 대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정신적 질병을 얻게 된다.

치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병이다.

치매의 증상, 예방법에 대해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 김상화 과장과 자세히 알아본다.

◇평균 수명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 급증

우리나라는 의학 및 환경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 인구의 수도 비례해 증가하면서 10년 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7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일 전망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유아기를 지나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을 거치는 동안 몸과 함께 인지 기능도 성장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신체의 성장이 멈추면서 뇌의 기능도 퇴화하기 시작하고 치매와 같은 질병을 얻게 된다.

노인의 증가로 치매의 발병률 또한 매우 증가하게 됐다. 보고에 따르면 국내 치매의 유병률은 6.3~13%를 보이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8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 정도가 치매로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국내 치매 환자 수는 2017년 기준 약 46만명이다.

◇치료 가능한 치매도 있어 “시기 놓치지 않아야”

치매는 불치병일까. 사실 치매는 질병이라기보다는 특정한 증상이나 소견을 보이는 현상에 가깝다. 기억력을 포함한 주의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등의 여러 인지기능에 장애가 발생해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문제가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영구적일 수도, 일시적일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나 반복적인 뇌혈관 손상에 의한 혈관성 치매는 현재까지는 불치병이 맞다. 현재 개발돼 사용 중인 치매 약들은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나 진행 지연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치매를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으로만 생각해 치매 증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조차 받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곤 한다.

그러나 치료 가능한 치매도 있다. 이는 전체 치매 환자의 1~10% 정도를 차지한다. 적절한 시기에 원인 질환을 치료할 경우 치매가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때로는 완치도 가능하다. 반면에 치료 가능한 치매라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약물 과다 복용, 치매 유사 증상 유발

치료 가능한 치매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신경계 질환과 연관된 이차성 치매, 두번째는 약물 중독 및 대사성 질환에 의한 치매, 세번째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치매로 오인하는 가성치매다.

먼저 신경계 질환 관련 이차성 치매의 경우 뇌실에 물이 차는 정상압 수두증, 뇌수막종 같이 서서히 자라는 양성종양, 비타민이나 기타 영양소 결핍에 의한 치매들도 수술이나 혹은 영양 공급만으로도 치료가 된다.

두 번째로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치매의 경우 노인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수면제, 안정제 및 항정신병약, 심혈관 치료제, 진통제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신체의 약물 대사와 분해 능력이 낮고 신장 기능이 약해 약물 중독의 가능성이 더 높고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도 매우 빈번함으로 문제가 더욱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약을 과다복용하면 지남력 장애, 방향감각 장애, 의식 혼탁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및 항정신병약 등이 문제를 잘 일으킨다.

약물로 인한 치매의 특징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증상은 심하지 않으며 약물 복용을 중지하면 대개의 경우 정상으로 회복된다.

세 번째로 우울증이나 조현병(정신분열병) 과 같은 정신 질환 때문에 인지가능에 문제가 생긴 것을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가성치매라고 한다. 진료를 통해 진짜 치매와 구분해야 한다. 노인성 우울증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30% 가까운 유병률을 보이는데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 전반에 걸쳐 장애를 보여 종종 치매와 혼동된다. 노인성 우울증의 경우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치매 증상이 호전된다.

◇꾸준한 운동 치매 위험 절반↓

기억력 저하나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있으면 자세한 문진 및 인지 기능 검사, 혈액검사 및 뇌 자기공명영상이나 뇌 컴퓨터 단층 촬영 등의 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밝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인에 따른 적절한 약물치료 및 정신치료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을 1주일에 2회, 30분 이상 숨이 가쁘거나 땀을 흘릴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치매의 위험성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식습관으로 과일이나 채소 등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절제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병을 걱정만 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습관, 적절한 운동 등으로 치매를 예방하는 것,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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