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일어탁수(一魚濁水)’ 경계해야
현대차 노조, ‘일어탁수(一魚濁水)’ 경계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1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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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쓰는 표현 중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는 말이 있다. 한 사람 또는 일부의 그릇된 행동이 소속 집단과 다수의 구성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전체 이미지를 깎아 내린다는 뜻이다. 일상 속에서 예를 들자면 여름철 휴가지에서 대부분의 업소가 정직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한두 곳에서 바가지요금을 받게 되면 마치 전체 업소가 그런 것인 양 오해를 받게 되는 경우다.

최근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는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현장조직이 주도하는 항의 집회가 열렸는데 회사가 작업표준 준수, 근무시간 중 휴게실 이용자제, 품질개선 활동 차원의 현장실사를 진행한 것을 두고 일부 노조 활동가들이 현장탄압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 회사는 대자보에 막말과 원색적 표현까지 써가며 사태를 주도한 현직 노조 대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피고소된 대의원은 현장 제조직들을 규합해 현장통제 규탄 집회를 벌이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결국 이슈화를 통해 연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조직간 선명성 경쟁에 불을 붙이고, 고소 철회 등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시도로 보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에서 작업표준 준수와 품질향상 활동을 통해 고객만족을 도모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자 의무다. 근로자로서 이 같은 활동에 적극 협조하기는커녕 기본적인 근무 질서조차 부정하며 현장침탈과 현장사찰로 여론을 몰아가는 일부 노조 활동가들의 행태는 비난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오랜 기간 무분별한 파업 등으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올해 임단협을 8년만에 무분규로 마무리하는 등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기 위한 노력에 많은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며 향후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노조 활동가의 잘못된 행동으로 현대차 노조 전체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노조 집행부와 의식 있는 노조원들이 중심을 잘 잡아가길 바란다.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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