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의 고향 울산에서
한글학자의 고향 울산에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1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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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저께가 한글날이다. 올해는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반포하신지 573돌, 탄생 622돌을 맞이하는 해이다. 한글날을 맞아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의 고향 울산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한글날의 유래를 보면 한글날이 맨 처음 공휴일로 제정된 것은 해방이후 1946년 10월 9일부터 한글날 500돌을 기념하고 부터다. 그러다가 1990년 노태우 대통령 정권 후반기에 공휴일을 폐지하고 단순히 일반 기념일로 격하됐다가 노무현 정권 때부터 공휴일 없는 국경일로 23년 만에 다시 격상된 것이다.

그 후 이명박 대통령 때인 2012년 12월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3년 10월 9일 한글날이 31년 만에 공휴일로 격상돼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현 실태를 조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인터넷에 익숙한 신세대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휴대전화 등에서도 이상한 조어나 속어, 외계어, 축약어를 너무 많이 쓴다.

이런 사실을 두고 그냥 재미로 보고 듣고 지나친다는 것은 기성세대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주고받는 대화나 글이 한글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지나치다.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글은 자극적이고 쉽게 흥분하고 쉽게 뱉는다. 한마디로 너무 엉망진창이다.

이러다가 이들의 생활까지 엉망이 될까 봐 정말 걱정이 앞선다. 그들이 국어사전을 가까이하여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골라 올바르게 활용하고 외국어 사용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와 학습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상당수의 외래어 남용은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상당수의 국민들 일상에도 보편화되었다. 시내 중심가 상호는 물론이고 주변의 아파트 명칭만 봐도 그렇다. ‘월드마크웨스트엔드’ ‘해링턴플레이스’ ‘뉴타운아이파크위브’ ‘힐스테이트’ ‘더샵’ ‘센트레빌’ ‘위브더제니스’ ‘보네르카운티’ ‘베르디움’ 등등 필자도 잘 이해되지 않거나 알지 못하는 외래어로 도배를 하고 있다.

이들 상당수의 명칭을 보면 영어는 물론이고 국적 불명의 외래어로 얼룩져 있어 사용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심지어 관공서는 물론이고 방송과 언론에서조차 이렇게 왜곡된 현상을 여과 없이 내보냄으로써 개선을 위한 노력보다 혼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세계에서 으뜸가는 우리 한글이 우수성을 인정받기 전에 일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수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국민정신의 지표를 삼았던 국어사랑 정책은 오래 전부터 이미 시들어 가고 세계화, 개방화 물결 속에 어느새 한글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늦은 감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세계인이 인정한 한글을 나라사랑 한글사랑으로 승화시켜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글을 외면하고 외래어나 왜곡된 표현으로 정체불명의 문구를 구사하는 것이 남들 보기에 있어 보이는 듯한 것 인냥 의미도 없거나 모르는 표현을 선호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우리 문화에서 비롯된 한류나 케이팝(K-POP)이 지구촌을 흔들고 있고 세계의 어느 부족이 한글을 공식언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한글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의 고향인 울산에서부터 겨레의 얼이 담긴 한글을 왜곡하지 말고 순수성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노력을 경주해 보자.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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