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부부 / 정미형
[디카+詩] 부부 / 정미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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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 없어
보낼 수 없어 
우리 같이 삽니다 
뿌리치지 못해 있는 그대로
모질게 엉키며 삽니다 

 

부부(夫婦)란 결혼한 남녀로 남편과 아내를 말합니다.

또 다른 말로 가시버시라는 순수한 우리말이 있기도 합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 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겠어요. 

서로 맞추어 가며 산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테지만 평생을 걸고 맞추며 살아갑니다.

정미형의 디카시 《부부》를 감상하다 보면 느티나무와 담쟁이덩굴의 이래저래 얽힌 삶을 봅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서로가 없으면 안 될 존재처럼 보입니다.
느티나무는 담쟁이 덩굴로 인하여 한껏 아름다워 보이고 담쟁이 덩굴도 온몸을 느티나무에게 의지한 채 부지런히 생을 이어갑니다. 서로 이끌어주고 받쳐주고 이런 것이 부부가 아닐까요. 넘치거나 모자라거나 서로 도와가며 사는 게 부부 아닐까요. 

모질게 엉켜 살 수 있는 것도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사랑이 식었다 하더라도 어딘가에 묻혀 있어 거름이 되고 열매가 되어 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게 부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글=박해경 아동문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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