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상의회장 선거가 다른 때 보다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지난 97년 이후 12년 만에 경선을 치렀기 때문이다. 그 동안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합의추대 방식이 아닌 경쟁을 통한 선출을 택한 것이 분위기를 달궜다. 경선에 나선 사람들도 추대보다 ‘한판승부’를 택했다. 그 만큼 떠도는 소문도 많았고 상대의 뭍 밑 작업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랬던 탓인지 이번 선거후유증을 염려하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경선의 아름다움’이 뭔가.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다가도 결과에 승복해 패자가 승자의 팔을 들어 올려 주는 것이다. 또 승자는 패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그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물며 지금같이 국내외적 경제상황이 어려운 시기에 울산상의의 내부적 결속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최일학 차기 울산상의회장은 우선 그 문제부터 매듭짓길 바란다.
최 부회장이 할 일은 그 뿐만이 아니다. 당장 운용자금 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도산돼 가는 지역 중소기업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이다. 수 조원의 중기·소 상공인 지원 자금이 전국 시중에 나돈다지만 정작 그 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첩첩이 가로 막고 있는 대출조건, 금융권의 보신(保身)책 때문이다. 어려운 영세기업인치고 한 두번 연체하지 않고 부채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이들을 위해 최 부회장은 가능한 한 직접적이고 효력적인 방안을 울산상의 차원에서 찾아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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