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학 울산시의원 “시내버스 적자보전 더이상 안돼”
손종학 울산시의원 “시내버스 적자보전 더이상 안돼”
  • 정재환
  • 승인 2019.10.0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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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해이 부추겨… 트램중심으로 교통개편해야”
울산 시내버스 업체들이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아 사실상 파산상태인데도 울산시가 시민의 발이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해마다 수백억 원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울산시의회 손종학(사진) 의원이 울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시내버스 업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월말 기준 울산 시내버스는 8개 업체가 741대의 버스로 106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일반버스, 직행좌석버스, 중형버스로 구성돼 있고, 버스업체 종사자는 2017년말 기준 운전직 1천473명, 정비직 68명, 관리직 89명, 임원 21명 등 총 1천651명이다.

울산은 준공영제는 아니지만 지난 6월말부터 울산여객 외 7개의 시내버스 운수업체가 있고, 그중 5개사는 공동운수협의회를 설립해 1982년부터 공동배차제를 시행해 왔다. 그러다 지난 1월 1일부터 일부 노선에 지정배차제를 시작했고, 7월부터 전면 개별 노선제로 바꿔 단독배차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울산 시내버스 회사의 재무 상태를 살펴보면 1개 회사를 제외한 7개 업체가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본은 이미 수년 전에 잠식된 상태다.

2017년 기준 8개 업체 총 자본이 614억3천600만원 규모인 가운데 당기순이익은 37억9천300만원에 불과했다.

손 의원은 “울산 시내버스 업체들의 기업재무 상태를 보면 사실상 파산상태인데 당장 운행을 중지하면 교통약자들이 큰 고통이 발생하기 때문에 울산시가 울며 겨자먹기로 해마다 수백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도 시민의 발이 멈추지 않도록 2차 추경까지 해가며 632억원을 적자노선 지원 등 여러 명목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자보전 한 가지만 보더라도 2016년 264억원, 2017년 373억원, 2018년 527억원으로 재정부담은 해가 갈수록 가중되는 가운데 심지어 자본이 잠식돼는데도 2% 정도의 경영이익까지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공동배차제로 업체간 수입금 균등화, 노선조정 용이 등의 장점이 있었으나 노선의 주인이 없는 운영구조로 인해 서비스 개선 곤란, 창의적인 경영 개선, 운송원가 절감 노력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적자를 세금으로 메워주는 이런 손쉬운 경영환경이 오히려 경영개선 의지보다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도산, 법정관리업체가 생기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의 혈세를 쏟아붓는데도 울산 대중교통 서비스 만족도는 7대 특광역시 중 최하위이며, 불편민원 접수 현황을 보면 배차시간 미준수, 과속, 난폭운전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이처럼 자본은 잠식됐고 당기순익도 나지 않는데도 시민의 세금으로 메워주는 손쉬운 경영환경이 업주들이 자자손손 대를 이어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시내버스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유 경쟁할 수 있게 시장경제에 맡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울산 시내버스의 수송 분담율은 15.7%에 지나지 않는다”며 “버스요금을 적정하게 인상시키고, 다만 교통약자에 대해서는 손실 보전하는게 옳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 의원은 “울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트램이 설치되면 시내버스 기능은 트램을 중심으로 개편돼야 한다”며 “교통체계가 구축되면 필연적으로 버스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 더 이상 증차나 노선 증설 등은 가급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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