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성 이씨, 과거시험 유품 5점 첫 공개
울산 학성 이씨, 과거시험 유품 5점 첫 공개
  • 김보은
  • 승인 2019.10.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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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숙공 이예 선생 향사에서 ‘홍패’·‘백패’·‘어사화’ 소개… 울산박물관 기증 의사 밝혀
7일 울주군 웅촌면 석계서원에서 열린 학성 이씨의 시조 충숙공 이예 향사에서 과거시험 관련 유품들이 공개됐다. 사진은 어사화.
7일 울주군 웅촌면 석계서원에서 열린 학성 이씨의 시조 충숙공 이예 향사에서 과거시험 관련 유품들이 공개됐다. 사진은 어사화.

 

학성 이씨 문중이 조선시대 관리의 등용문이었던 과거시험 급제자가 받는 임금의 교지 ‘홍패(紅牌)’를 비롯해 과거시험 관련 유품 5점을 처음으로 울산시민에게 공개했다.

유품이 공개된 것은 7일 울주군 웅촌면 석계서원에서 열린 학성 이씨의 시조 충숙공 이예 향사(鄕祀)에서다. 향사란 학덕이 뛰어난 선현에게 고을에서 지내는 제사로 충숙공의 향사는 용연서원에서 춘향사를, 석계서원에서 추향사를 1년에 두번 각각 봄과 가을에 진행된다.

이날 향사에서 소개된 과거시험 관련 유품은 홍패 1점, 백패(白牌) 2점, 어사화 2점이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크게 문관을 선발하는 ‘문과’, 무관을 선발하는 ‘무과’로 나뉘고 문과는 ‘대과(大科)’라고도 부른다. 대과에 응시하려면 일종의 예비시험인 초시(初試)와 1차 시험인 생원진사시(生員進士試)를 통과해야 했다. 생원진사시는 대과에 견줘 소과(小科)라고 했다.

홍패는 대과 급제를 증명해 급제자에게 주는 임금의 교지로 울산 출신의 대과급제자는 학성 이씨 이근오(李覲吾· 1789년 급제)와 이석진(李錫瑨·1894년 급제), 밀양 박씨 박시룡(朴時龍·1890년 급제)과 박시규(朴時奎·1885년 급제) 단 4명이다.

홍패(오른쪽)과 백패.
홍패(오른쪽)과 백패.

 

공개된 홍패 1점은 이석진의 것이며 홍패와 함께 이근오, 이석진이 대과에 급제할 때 하사받은 종이꽃 ‘어사화’ 2점도 전시됐다.

또한 소과 입격자에게 주어지는 임금의 교지 ‘백패’도 있었다. 각각 1696년과 1882년 소과에 입격한 이문구(李文 ) )와 이규로(李奎魯)의 유품이었다.

이날 만난 충숙공 18대손이자 충숙공 이예 선생 기념사업회의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이명훈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울산 출신의 조선시대 대과 급제자가 워낙 적다. 문중에 있던 귀한 역사 자료를 울산시민에게 알리고 공유하자는 취지로 문중 유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품들을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전문적인 보존이 어렵고 분실과 훼손의 위험이 크다. 문중에서만 아니라 울산의 자랑이자 유산이 되도록 보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명훈 명예교수는 자칫하다간 울산의 유산이 타 지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어 울산박물관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동 국학 진흥원에 상당한 양의 울산 유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품들도 얼마든지 타지로 갈 수 있다. 울산박물관이 주도적인 노력을 해준다면 소장자들은 박물관에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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