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은 한글날 그리고 한글문화예술제
다시 맞은 한글날 그리고 한글문화예술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10.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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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월 9일은 573돌 한글날이다. 그러나 그리 떠들썩하지도 않고 잔치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요란한 홍보가 빠져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울산에서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한글문화예술제’가 있지만 연례행사쯤으로 여겨서인지 가슴에 와 닿는 감흥도 말 그대로 ‘별로’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도 하루 쉬는 ‘빨간 날’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그런 이유를 묻거나 따지는 사람은 없다. ‘한글’이나 ‘외솔’이란 이름으로 완장을 두른 분들도 무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글날이 코앞인데도 ‘나 몰라라’ 하는 사람 중에는 기관·단체장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한글 사랑은 거창한 과시의 몸짓이 아니다. 내 주변, 우리 주변에서 작은 변화라도 일으켜야겠다다는 생각으로 작은 실천을 몸소 이루어내려고 애쓸 때 비로소 그 싹이 트고 잎이 돋아나 한 그루의 의미 있는 사랑나무로 자라날 수 있는 것이다.

작은 변화와 작은 실천은 공공기관의 소소한 공문서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울산시와 5개 구·군, 그리고 울산시교육청이 날마다 쏟아내는 온갖 보도자료부터 한 번쯤 눈여겨보자. 그 속에 한글 사랑이 얼마만큼 묻어나 있는가도 꼼꼼하게 살펴보자. 한자식 용어, 외래어, 왜색 용어에 너무 오래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반문해보자. 그리고 조직의 장이 우리말 순화에 어느 정도 열의를 기울이고 있는지도 짚어 보자. 작은 변화는 기관·단체장이 마음먹기에 따라 올 수도 못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울산시가 ‘2019 한글문화예술제’를 9일부터 12일까지 열기로 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그렇다고 전만 펴 놓고 뒷짐이나 지는 모습은 보아줄 수가 없다. 한 사람의 시민이라도 더 행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했으면 한다. 다시 맞은 한글날, “인도네시아 찌아찌아 사람들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썼으면 한다. 외솔 최현배 선생처럼 한글을 목숨처럼 아끼고 지켜온 분들에게도 애정을 쏟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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