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울산교 일원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2019 그 자리, 그 다리 향수(鄕愁) 콘서트’는 다채로운 체험행사와 추억의 가수들이 출연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밤이되면서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졌고 바람이 불어 낮아진 기온, 궂은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음악 소리를 따라 행사장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깊어가는 가을밤 울산시민들에게 저마다의 추억을 선물한 향수 콘서트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O… 7080 음악이 행사장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올해 체험 부스에서 선보인 ‘발마사지 관’, ‘흑백사진관’에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북적였다.
그 시절을 재연해 놓은 ‘추억의 광장’에서 만난 김모(29·여)씨는 “부모님께 보여드리려고 사진을 찍었다”며 “우리 세대 추억은 아니지만 이런 옛날 풍경을 재연해 놓는 것도 이색적인 것 같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O… 향수콘서트 시작 전 레크리에이션으로 ‘즉석현장 노래자랑’ 코너를 운영했고 신청자가 몰리면서 접수가 금방 마감됐다.
황희언(37·남구 신정동)씨는 “울산에서 이런 공연이 잘 열리지 않는데 남편이 출근길에 행사가 있다고 알려줘서 구경 나왔다”며 “강변에서 이런 음악 공연을 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O… 오후 7시가 되자 ‘향수 콘서트’가 진행됐다. ‘태화강 합창단’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과 내빈인사가 이어졌다. 내빈으로 박맹우 국회의원(전 울산시장), 이채익 국회의원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맹우 국회의원은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절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결실의 계절 가을, 환상적인 시간을 갖게 돼 기쁘고 시민 여러분을 만나게 돼 반갑다”고 말했다.
O… 색소포너 ‘버디킴’이 ‘낭만에 대하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친숙한 곡을 색소폰으로 들려주면서 콘서트 초반 분위기를 달궜다.
진성, 채은옥, 지역가수 수근과 최윤희가 히트곡을 선사해 시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O… 초대가수 채은옥은 “빗물이라는 곡이 큰 인기를 얻은 다음 40여년 만에 울산을 찾았다”며 “오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울산시민 여러분께 좋은 노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무대 마지막을 장식한 ‘진성’은 뛰어난 입담과 노래 실력으로 울산시민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안동역에서’, ‘보릿고개’, ‘여자의 일생’을 잇따라 부르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O… 울산교 위를 지나는 시민들은 음악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다리 위에서 구경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시민들은 본보 측에서 제공한 우의(雨衣)를 입고 나란히 앉아 공연을 즐겼고 쌀쌀한 가을밤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남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