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암 유발 ‘신종유해물질’ 대기환경 위협
울산, 암 유발 ‘신종유해물질’ 대기환경 위협
  • 강은정
  • 승인 2019.10.01 2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NIST 교수팀, 지역 신종유해물질 오염지도 작성산업단지 중심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농도 높아 대책 시급
△ 울산시 대기 중 염소화 PAHs(왼쪽)와 브롬화 PAHs의 지리적 분포도. 빨간색일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염소화 PAHs는 석유화학단지와 비철금속단지 위주로 농도가 높았고, 브롬화 PAHs는 석유화학단지와 자동차 생산단지 인근에서 농도가 높았다.
△ 울산시 대기 중 염소화 PAHs(왼쪽)와 브롬화 PAHs의 지리적 분포도. 빨간색일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염소화 PAHs는 석유화학단지와 비철금속단지 위주로 농도가 높았고, 브롬화 PAHs는 석유화학단지와 자동차 생산단지 인근에서 농도가 높았다.

 

울산지역에 독성이 강하고 암을 유발하는 신종유해물질 농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있었는데 이 물질에 대한 대기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UNIST 도시환경공학부 최성득 교수팀은 울산지역의 ‘대기 중 신종 유해물질 분포’를 조사해 오염지도를 작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측정한 신종 유해물질은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다.

이 물질에 대한 대기 측정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Halo-PAHs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에 염소(CI)나 브롬(Br) 등이 결합해 독성이 증가한 물질이다.

연료 사용이나 산업 활동 중에 생성된다고 알려져있고, 발암성도 확인됐다.

최성득 교수팀은 울산지역 20개 지점에서 기존 대기오염물질 PAHs 13종과 신종 유해물질 Halo-PAHs 35종을 수동 대기 채취기를 이용해 시료를 채취,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이 물질들이 석유화학단지, 자동차 생산단지 등에서 고농도를 보였다.

도심과 주거지역으로 갈수록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신종유해물질인 Halo-PAHs 35종은 다시 염소화 PAHs 24종과 브롬화 PAHs 11종으로 나뉜다.

최 교수팀은 염소화 PAHs는 석유화학·조선·비철 단지를 중심으로, 브롬화 PAHs는 석유화학·자동차 단지 부근에서 각각 농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물질의 특성에 따라 배출되는 지역도 다르다는 결론을 얻었다.

결국 산업단지가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의 주요 배출원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고 최 교수는 주장했다.

또한 이 결과를 바탕으로 대기오염 정도를 따져보면 그동안 알려진 유해물질을 측정했을 때보다 26%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위험성이 큰 물질임에도 관리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울산 시민들은 이 유해물질을 매일 들이마시고 있는 셈이다.

최성득 교수는 “울산에서 측정된 신종유해물질의 농도는 인접도시 부산은 물론 도쿄, 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 도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면밀한 추적 연구를 통해 대기 중 신종유해물질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경부에서는 특정대기유해물질 35종을 지정, 관리하고 있지만, 최근 등장한 신종유해물질에 관해서는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현행 대기환경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신종유해물질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의 산업화 특성에 따라 발생한 문제기 때문에 울산시가 이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알고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울산 지역의 미세먼지는 농도가 낮아도 독성이 높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절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신종유해물질에 대한 면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오염 모니터링 분야 최상위급 국제 학술지인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IF: 7.650)’에 9월 17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강은정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